SSG랜더스 윌머 폰트의 27일 두산 베어스전 투구는 지켜봤다.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5⅔이닝 동안 8실점을 했다. 수비 실책으로 자책점은 2점 뿐이었다. 직구 구속이 153km까지 나왔지만, 최저 구속은 140km였다. 평균 구속이 그리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투구 밸런스도 좋지 않았다. 던질 때 왼쪽 어깨가 빨리 벌어지면서 중심 이동이 계속 왼쪽으로 쏠렸다. 그런 장면이 반복됐다. 그나마 와인드업해서 던질 땐 폼을 천천히 하다보니까 밸런스가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선 퀵 모션을 빨리 하다보니까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제구를 잡기 쉽지 않았고, 평소보다 구위도 많이 떨어져 보였다.
2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SSG 선발 폰트가 서동민과 교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의구심이 들기 충분했다. 4회 6실점 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물론 뼈아픈 수비 실책이 컸다. 그래도 너무 급격히 무너졌다. 폰트의 체력 문제가 발생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투수의 경우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주로 활약한 선수들이 많아서 가을 무렵에는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기도 한다.
아니면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을 수도 있다. 분명 두산전 구위는 이전 폰트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체력적인 문제나 몸 상태를 구단에서 면밀하게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SSG는 5위 안에 들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폰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폰트는 SSG의 에이스다. 지금 같이 구위가 떨어지고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라면 조금 더 큰 경기에서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남은 3경기가 5강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는건데 에이스가 등판했는데도 대량 실점했다는 것은 상당히 뼈아프다.
두산 선발 김민규는 4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 내려왔다. 그 뒤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아주다가 이승진이 볼넷을 주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늘어졌다. 만약 투수진이 중간에서 좀 더 깔끔히 가줬다면 두산도 지금 한게임 한게임이 중요한 상황이라 투수를 아낄 수 있었는데, 그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승진이나 홍건희가 볼넷, 피안타, 폭투를 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둘은 볼에 힘이 없는 선수들도 아니고, 굉장히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볼넷으로 인해서 대량 실점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볼넷보다는 맞는 것이 더 낫다. 불펜에서 그렇게 볼넷을 주기 시작하면 마지막에 잘 끌어가는 경기를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는 그런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승진, 홍건희는 자기 공에 자신감을 갖고 좀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해줄 필요가 보인다. 특히 둘도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들이다. 더 치열한 상황이 발생하는 무대가 포스트시즌이다. 좀 더 집중해서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