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군단`의 역습 [시즌 결산- 휴스턴 애스트로스]

"외부의 소음에는 집중하지 않을 것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지난 포스트시즌 기간 입에 달고 다녔던 멘트다. 2021년, 이들은 어디를 가든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 뒤늦게 폭로된 2017년의 '사인스캔들'의 대가였다. 폭로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20년은 무관중이라 버틸 수 있었지만, 관중들이 돌아온 2021년은 달랐다. 아마 이번 시즌 이들만큼 사랑받은(?) 팀은 없을 것이다.

많은 프로 선수들이 '외부 요인은 신경쓰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늘 그렇지만, 행동은 말보다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이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줬다. 과거 일부 선수들의 엇나간 행동은 박수받기 어렵지만, 이로 인해 벌어진 상황에 대처한 이들의 모습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전국구 빌런'이 됐지만, 이같은 상황을 이겨냈다. 말그대로 '강철 멘탈'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휴스턴은 시즌 내내 어디를 가든 야유를 들어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휴스턴은 시즌 내내 어디를 가든 야유를 들어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시즌 훑어보기 95승 67패 아메리칸리그 서부 1위, 863득점 658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카를로스 코레아 7.3

카일 터커 5.7

호세 알투베 4.4

율리에스키 구리엘 3.7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3.5


카일 터커는 주전급 선수로 거듭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카일 터커는 주전급 선수로 거듭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아메리칸리그 우승.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었을까? 5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고, 이중 세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카를로스 코레아는 "우리가 위대한 팀이 되기 위해 또 어떤 것을 보여줘야할지 모르겠다"며 팀이 이룬 업적에 대해 말했다. 4월 한때 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했다. 6월 21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8-2로 이기며 지구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카를로스 코레아, 호세 알투베, 율리에스키 구리엘, 알렉스 브레그먼으로 구성된 내야는 이번 시즌도 튼튼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카일 터커의 성장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40경기에 출전, 타율 0.294 출루율 0.359 장타율 0.557 30홈런 92타점 기록하며 마침내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2경기 출전에 그친 요단 알바레즈도 33홈런 104타점 기록하며 다시 돌아왔다. 터커와 알바레즈의 이같은 성장은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

저스틴 벌랜더가 이탈한 선발진은 잭 그레인키,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가 지켰다. 루이스 가르시아도 30경기에서 155 1/3이닝을 소화하며 풀타임 선발로 거듭났다. 프램버 발데스, 호세 우르퀴디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선방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라이언 프레슬리가 뒷문을 지켜준 가운데 라인 스타넥, 브룩스 레일리, 블레이크 테일러가 마운드를 지켰다. 필 메이톤, 켄달 그레이브맨, 이미 가르시아 등 시즌 도중 영입한 불펜들도 팀에 잘 녹아들었다.



그레인키의 막판 부진은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레인키의 막판 부진은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팀내 최다 이닝을 소화한 그레인키는 시즌 막판 갑작스런 부진에 시달렸고, 불펜으로 밀려났다.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제외됐다. 설상가상으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까지 디비전시리즈 이후 이탈하면서 선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베테랑들이 이탈한 자리에는 가르시아, 발데스, 우르퀴디 등 젊은 투수이 중심이 돼서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이들도 잘 싸웠다. 한 번씩은 호투를 하며 필요할 때마다 팀에 기여했다. 그러나 상대보다 잘하지는 못했다.

더 아쉬운 것은 타격이었다. 정규시즌 타율 0.267 OPS 0.784로 불타올랐던 타선은 정작 제일 중요한 월드시리즈에서 팀 타율 0.224 OPS 0.596으로 차갑게 식었다. 6경기중 4경기에서 2득점 이하로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였던 시리즈 6차전에서는 한 점도 내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앞으로 할 일 FA: 카를로스 코레아, 이미 가르시아, 마윈 곤잘레스, 켄달 그레이브맨, 잭 그레인키, 브룩스 레일리, 저스틴 벌랜더, 더스티 베이커(감독)

옵션: 라이언 프레슬리, 율리 구리엘

연봉조정: 라파엘 몬테로, 알레드미스 디아즈, 필 메이톤, 라인 스타넥, 조시 제임스, 프램버 발데스
일단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붙잡는 것이다. 베이커 감독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며 휴스턴 감독으로 돌아오고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짐 크레인 구단주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6년 1억 20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한 코레아를 휴스턴이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협상을 갖기는 할 것이다. 조지 스프링어에 이어 코레아까지 떠날 수도 있다. 이제 새로운 방향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임을 몸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레인키와 벌랜더, 두 베테랑 선발의 떠난 자리를 채우는 것도 숙제중 하나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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