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2010년대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다. 1990년부터 시작된 8구단 체제가 10구단 체제로 바뀌었다. 2011년 9번째 구단 NC다이노스 창단에 이어 2013년 10번째 구단 kt위즈가 탄생했다. 그리고 9, 10구단은 1군리그 진입 10년도 되지 않아 통합우승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NC가 지난해, 올해는 kt가 우승의 주인공들이다.
NC와 kt의 우승으로 이제 프로야구는 기록 면에서도 평준화에 성공한 모양새다. 두산 베어스가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으나 최근 5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 번(2019년)뿐이었다.
2017년부터 KIA타이거즈,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두산, NC, kt가 차례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8년 SK만 제외하고는 모두 정규시즌 우승팀들의 통합 우승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김재현 기자
무엇보다 KBO리그 진입 10년도 안 되는 9구단 NC와 10구단 kt가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신생팀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기적인 안목으로 밑바닥부터 다지며 팀을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kt의 우승으로 KBO리그에 참가하는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기록에 남게 됐다. 유일하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팀은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2008시즌을 앞두고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로 인해 태어난 구단이다. 한국시리즈는 2014년과 2019년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사실 NC나 kt보다 키움이 먼저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리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만년 하위권이던 kt가 키움보다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건 히어로즈로서도 적잖은 충격이다.
히어로즈는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내는 구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간판스타인 이정후나 김혜성, 송성문 등이 대표적인 젊은 선수들이다. 한현희나 조상우도 신인급 시절부터 팀의 핵심 투수로 활약해왔다. 학교폭력 논란이 있지만, 안우진도 160km에 가까운 광속구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제 유일한 ‘무관(無冠)’ 구단으로 남게 됐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승이 늦춰지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꼽힌다. 복잡한 소유구조도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키움은 다른 구단과 달리 모기업이 있는 형태가 아니다. 히어로즈 자체만으로 수익을 내서 운영해야 하는데, 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 등 혐의로 징역살이를 하고 나왔다.
히어로즈 프런트는 혁신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불투명한 소유 구조가 히어로즈의 윈나우에 한계로 작용한다는 점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키움도 좋은 자원들이 많기에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한 팀이다. 이제 키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10개 구단 모두 우승 경험이 있는 명실상부한 ‘평준화 리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