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벽 실감한 루키들, 9억팔·ML이 탐 낸 재능도 쉽지 않았다 [MK결산]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특급 유망주들이 프로 데뷔 첫해 나란히 좌절을 맛봤다. KBO리그는 루키들에게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2021 KBO리그는 최근 몇 년 중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 신인이 유독 적었다. 순수 신인 중에는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19경기에 선발등판해 94⅔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로 인상적인 성적을 찍었을 뿐이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 1차지명으로 입단해 31경기에 나섰던 우완 최준용이 올해 44경기 47⅓이닝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신인왕 레이스는 이의리 홀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왼쪽)과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왼쪽)과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사진=MK스포츠 DB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많았다. KBO 역대 신인 최다 계약금 2위를 기록했던 키움 히어로즈 우완 장재영이 대표적이다. 고교 2학년 시절부터 150km를 쉽게 던지는 강한 어깨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9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고교 시절에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불안정한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다. 1군에서 19경기(2선발) 17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9.17의 처참한 성적만 남겼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스트라이크 존에 넣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진리만 깨달았다.

장재영과 함께 주목받았던 롯데 자이언츠 좌완 김진욱, 내야수 나승엽도 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진욱은 39경기(5선발) 45⅔이닝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그쳤다. 전반기 막판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뒤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지만 후반기 시작 이후 고전했다.

나승엽도 60경기 타율 0.204 2홈런 10타점 1도루로 고교 시절 명성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42경기 타율 0.292 2홈런 31타점 OPS 0.807로 나쁘지 않았지만 1군 투수들을 상대로는 큰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프로야구 신인왕은 2017 시즌 키움 이정후를 시작으로 이듬해 kt 강백호, 지난해 kt 소형준까지 신인왕을 프로 무대를 밟자마자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매년 나왔다. 이 때문에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에게는 신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길 원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올해 이의리, 최준용의 성적 역시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A 구단 코칭스태프는 "이정후, 강백호라는 '역대급 루키'들 때문에 팬들의 눈 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분명한 건 KBO리그에는 새로운 스타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흥행과 인기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팬들의 발 길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을 '슈퍼 루키'들이 등장해야 한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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