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14일(화) 박종훈(만 30세), 문승원(만 32세) 선수와 KBO리그 최초로 비(非) FA(프리에이전트)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박종훈과는 5년 총액 65억 원(연봉 56억 원, 옵션 9억 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연봉 47억 원, 옵션 8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SSG랜더스 박종훈이 역투를 펼치는 장면. 사진=김영구 기자
2010년 2라운드(전체 9번)로 SK와이번스(SSG의 전신)에 입단한 박종훈은 2015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9시즌 간 통산 201경기에 출장하여 949이닝동안 66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7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2승)를 달성, 2018년에 개인 최다승(14승)을 올린 데 이어 2019년에는 풀타임 시즌 중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3.88)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완주했다면, 박종훈은 FA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는 박종훈과 함께 토종 원투펀치인 문승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기 선두 경쟁을 펼치던 SSG의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는 이들의 이탈이 너무 컸다.
박종훈은 ‘MK스포츠’와 전화인터뷰에서 “다년계약은 구단에서도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내게 먼저 흔쾌히 다년계약을 제시해줬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사실 나는 처음부터 SSG라는 구단을 떠날 생각이 없었지만, 구단에서 ‘내년 시즌 빨리 복귀해서 잘 해야된다’는 나의 부담감도 덜어주면서, 마음 편하게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부분에 크게 감동했다”고 웃었다.
박종훈은 수술 후 강화에서 재활에 한창이다. “이제 진정한 투수가 됐다”는 농담과 함께 특유의 유쾌한 성격은 그대로라는 걸 보여줬다.
물론 박종훈은 첫 수술에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여섯 살 큰 딸 시은이가 많이 울어서 나도 마음이 안 좋았다. 같이 놀 때도 ‘아빠, 오른팔은 안 돼’라고 말 할 때는 뭉클해지기도 한다”며 “나도 수술을 받기 전까지 고통스럽다는 말의 의미를 잘 몰랐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나와서 하는 게 고통이고, ‘지금 이 정도면 던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절제해야 하는 것도 고통이고, ‘앞으로 던지다 또 빡 소리가 나서 다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드는 것도 고통이다. 또 언더스로 투수가 토미존 수술을 받은 사례가 없다는 것도 불안한 생각이 드는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트레이닝 코치님이 엄청나게 절제를 시켜주고 계셔서 감사하다. 다른 선수들은 재활 단계가 멈추거나,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그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수술 후 FA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던 박종훈이다. 박종훈은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아픈 상태에서 FA 계약을 하는 것보다는 완벽한 몸 상태에서 내 몸값에 떳떳한 활약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FA보다는 도쿄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게 더 아쉽다”고 덤덤히 말했다.
정용진 구단주의 격려도 한몫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을 초대해 직접 중국 요리를 만들어줬다. 박종훈은 “정말 탕수육이 맛있었다. 구단주님께서 ‘몸 건강히 돌아와야 한다’라는 말씀만 강조하셨는데, 너무 감사했다”며 “이번 다년 계약은 너무나도 고마운 계약이다. 나와 구단 모두 좋은 계약을 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복귀시계는 내년 6월쯤으로 맞춰져 있다. 박종훈은 “이제 마흔 살까지는 야구를 해야 하지 않겠나. 프로 선수가 된 이후로는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다. 내년 시즌에는 더욱 나아진 피칭을 팬들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