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이정후가 출근 1,2위. 키움을 약팀으로 볼 수 없는 이유

심재학 MBC스포츠+ 해설 위원은 중계 방송 도중 최근 있었던 키움 라커룸에서의 일화 한 가지를 꺼내 들었다.

이정후가 새벽 7시에 라커룸으로 들어가며 '내가 1등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6시 30분에 나와 있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선수가 팀 내 최고 베테랑인 이용규라(37)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이용규(왼쪽)와 이정후가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용규(왼쪽)와 이정후가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키움은 시범 경기 중 자신의 타석이나 투구가 다 끝나면 먼저 퇴근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하루의 시작이 대단히 빠르다. 팀 훈련 시간 자체가 일찍 시작한다.

개인 훈련을 마음 먹은 선수들은 그 보다 일찍 출근을 해야 한다. 이용규와 이정후가 출근을 서두른 이유다.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 훈련을 모두 마치고 팀 훈련에 임하기 위해 출근을 서두른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해 대단히 이른 시간부터 움직인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밤 생활에 좀 더 익숙하다. 야간 경기가 많다보니 늦잠을 자고 밤 늦게 활동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용규와 이정후는 정규 시즌에도 그 어떤 선수보다 일찍 움직인다. 특히 이용규는 지난해까지 박병호와 함께 운동장에 나오는 시간이 가장 빠른 선수로 이름 높았다.

그 기조를 낮 경기로 치러지는 시범 경기까지 유지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개인 사생활을 최대한 자제하고 최대한 일찍 잠들고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다. 모든 것을 야구에 투자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키움은 지난 겨울에도 전력 누수가 심했다.

마무리 조상우가 군에 입대했고 4번 타자 박병호는 FA로 kt에 이적했다. 투.타에 걸쳐 공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키움이 5강권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외야 라인업은 대단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용규-이정후-푸이그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은 그 어느 팀과 견줘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특히 그 선수들이 성실하기까지 하다. 팀 내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두 명이 모두 외야에 포진해 있다. 팀 전체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키움은 분명 전력 약화를 겪은 팀이다. 5강 도전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팀 내 건전한 경쟁 문화는 보다 키움을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빼어난 실력을 지닌 이용규와 이정후가 가장 건실하게 운동하는 팀이라는 것은 키움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을 대변한다. 최고 선수들이 앞장서서 흘리고 있는 땀은 키움을 좀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또 다른 힘이다. 드러난 전력만으로 키움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키움의 올 시즌 성적은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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