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신 대표 “어설프게 하려면 하지 마라” 격려…강정호 기습복귀 전말 [현장스케치]

기습적인 복귀였다. 계약시점과 발표시점 또한 치밀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음주운전 전과 3범 강정호(35) 복귀 발표가 그랬다. 검찰 출신 신임 대표이사도 힘을 실어줬다.

키움은 1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

구단은 임의해지 복귀 승인 요청에 앞서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에 따르면 최저연봉(3000만 원) 계약이다.

강정호가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온다. 사진=천정환 기자
강정호가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온다. 사진=천정환 기자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전력이 3차례나 있다. 더욱이 앞선 두 차례는 세 번째 적발이 되면서 알려졌다. 일명 음주운전 삼진아웃 대상이다. 결국 강정호는 최종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자리를 잃은 강정호다. 음주운전 때문에 재판을 받느라 제대로 준비를 못하면서 잊혀진 선수가 됐다. 결국 소속이 없는 선수가 됐다.

그래서 2020년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이기에 히어로즈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거센 반대여론에 부딪혔다. KBO는 강정호에 대해 유기실격 1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물론 여론에 강정호가 굴복했다. 복귀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히어로즈 구단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복귀를 추진한 고형욱 단장은 “지난 12일 전화를 걸어 복귀 의사를 타진했고, 에이전트와 만나서 조율했다. 어제(17일)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 복귀는 고 단장 주도로 비밀리에 진행했다. 위재민 대표이사와 일부 팀장급 직원과 내용을 공유했다. 고 단장은 “오래전부터 강정호에게 자숙과 사과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재 대표팀께 강정호의 현재 상태를 설명드렸다. 이후 강정호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위 대표이사는 지난 4일 선임된 이다. 이제 업무를 파악하는 단계다. 서울 배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법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16기로 수료했다.

검사 출신이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위재민 신임 대표이사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 광주지검 부장검사, 외교부 주일대사관 법무협력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검사 생활 이후에는 법무법인 동인과 선정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다.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검사 출신이 3차례 음주운전을 저지른 전과자를 순순히 받아들인 모양새다. 오히려 구단의 전언에 따르면 강정호 복귀에 힘을 실어줬다. 고 단장은 “대표님께서 반대를 하지는 않으셨다. 어설프게 끝날 것 같으면 시작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2년 전에는 선수가 포기했지만, 이번엔 구단의 의지가 강하다. 1년 유기실격이기에 올 시즌엔 뛸 수 없다. 리스크를 안고 키움이 결단한 셈이다. 고 단장은 “이미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무를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에는 구단에서 잘못한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진행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잘 해보려고 한다. 반대여론은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강정호도 이번에도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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