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찰리 반즈가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카메라 밖의 에이스는 교체를 위해 들어온 코칭스태프를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외야를 응시했다. 그 안에 담긴 승부욕과 책임감에서 반즈가 에이스인 이유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반즈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8.1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시즌 첫 패(6승 1패)를 당했다. 2-2로 맞선 9회 말 1사 1루에서 물러난 이후 구원투수 구승민이 끝내기 사구를 허용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평균자책도 종전 2.04에서 2.19(70이닝 17자책)로 소폭 올랐다.
사진=김재현 기자
반즈가 이날 던진 105구는 올 시즌 1경기 개인 최다 투구수 이기도 했다. 3회 홈런, 4회 안타와 적시타 허용 등으로 이르게 점수를 내준 것은 예상 밖의 상황.
하지만 반즈는 이후에는 실점하지 않고 무려 9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승부의 팽팽한 균형추를 스스로 맞췄다.
롯데 타선도 7회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고, 반즈를 시즌 첫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듯 했다.
하지만 9회 말 반즈가 선두타자 안타를 내준 이후 후속 타자를 처리하면서 투구수가 105구를 넘어서자 롯데 벤치는 교체를 선택했다.
유격수 이학주가 땅볼을 포스아웃 처리한 이후 힘없는 송구가 이어져 타자 주자 박성한이 1루에서 세이프됐고, 교체되는 상황. 카메라에 담기지 않은 순간, 그라운드에서 멈춰 선 반즈는 아쉬움이 남은 듯 외야로 몸을 돌려 한참 동안 어딘가를 응시했다.
자신이 교체된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못내 미련이 담긴 모습에는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자책 등도 엿보였다.
반즈와 교체된 구승민의 폭투와 한유섬의 자동 고의 4구, 오준혁의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 상황. 롯데의 3번째 투수 김유영이 최지훈에게 끝내기 사구를 내주면서 롯데는 2-3으로 패했다.롯데는 비록 졌지만, 반즈를 패자라고 부를 수는 없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