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자타공인 KBO리그 최약체 팀이다. 지난 2시즌 연속 꼴찌였으며 올해도 10위에 머물러 있다. 3년 전에는 9위, 사실상 꼴찌와 다르지 않다.
리빌딩 중인 팀이기 때문에 당장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과정이 중요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중시하는 부분이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에 비해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이 다수다.
한화 장민재(32)는 고통스러운 리빌딩 과정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남자다. 사진=김재현 기자
중요한 건 생살을 찢는 듯한 고통의 리빌딩 과정을 묵묵히 이끌고 나가야 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독? 코치? 프런트? 그들은 더그아웃, 또는 사무실에 있다. 직접 그라운드 위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선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화에 이러한 리더가 있을까.
주장 하주석은 현재 50점짜리 리더다. 근미래에 100점짜리 리더가 될 수는 있겠지만 최근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감점 요인이 많았다. 그러나 한화는 임시일 뿐이지만 하주석을 대신해 잠깐이나마 팀의 중심을 잡은 선수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장민재(32). 수베로 감독도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리더십 있는 선수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에 대해 “지난 폭풍을 잠재워 준 사람”이라며 “임시 주장이라 하더라도 선수들이 올려다볼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자리다. 감정기복은 없는데 열정이 있다”고 바라봤다.
장민재는 올해 구원, 그리고 선발을 오가며 한화 마운드에서 가장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해내고 있다. 18경기 등판, 3승 4패 평균자책점 4.22로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으나 팀내 3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또 토종 선발 투수 중 가장 적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장민재는 “선발 투수로 등판하게 되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5회까지 던지더라도 모든 구종을 활용해 최대한 승리 기반을 만들자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18일 동안 맡았던 임시 주장직에 대해선 “어린 선수들이 많아 다그치는 것보다는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대화하려 한다. 항상 그럴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재 장민재는 3승 4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중이다. KBO리그 전체로 보면 두드러지지 않는 성적이지만 한화 선발진에선 그나마 준수한 결과다. 사진=김재현 기자
하주석이 잠시 2군에 내려가 있을 때도 장민재는 “통화를 했다. 공격과 수비나 보완해서 오라고 했다(웃음). 내가 잘 이끌고 있을 테니 운동 열심히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사람이니 야구가 잘 안 되면 화가 날 수는 있다. 그러나 (하)주석이는 우리 팀의 주장이다.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몸 잘 만들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그를 걱정했다.
이어 “주석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쌓인 걸 표출한 것이다. 프로 선수로서 보일 행동은 아니었다. 다만 한 명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는 된다. 우리 팀의 주전 유격수가 아닌가. 그동안 많이 미안해했다. 1군으로 돌아오면 잘할 것이다”라고 신뢰했다.
현재 한화는 24승 53패 1무로 10위다. 9위 NC 다이노스와 8.5게임차까지 벌어져 탈출이 쉽지 않다. 장민재와 대화를 나눈 지난 2일에도 그들은 여전히 꼴찌였다. 그럼에도 장민재는 “힘든 건 사실이다. 팀이 계속 지니까…. 그래도 경기는 있고 해야 한다. 내 운명이 아닐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승리가 고프다. 하나로 뭉치면 분명 잘 해낼 수 있다”고 다짐했다.
만약 한화가 3년 연속 꼴찌라는 수모를 겪더라도 그들의 리빌딩은 계속될 것이다. 힘든 과정이 그들은 연이어 괴롭힐 수 있지만 장민재라는 새로운 중심이 있어 버틸 수 있다. 여기에 하주석까지 모범이 되어 선수들을 이끈다면 한화의 리빌딩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꿈이 아니다. 포기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는 팀이라면 그들은 분명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