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비록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에이스 오브 에이스’ 안우진(23)의 괴력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1승이었다.
안우진은 kt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첫 준플레이오프 선발 경기에서 마치 고든 램지처럼 kt 타자들을 마음껏 요리했다. 손가락 물집만 없었다면 언제까지 던졌을지 예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그의 투구는 완벽했다.
키움 안우진은 16일 고척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9K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안우진은 경기 후 “2, 3번째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서 7회에 올라올 수 없었다. 사실 더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서 (홍원기)감독님께 이야기했다. 근데 안 된다고 하시더라. 7회 선두 타자가 병호 선배라서 그때까지만이라도 던지고 싶었다. 그래도 다음 경기도 있으니까 교체해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고 구속 157km 강속구, 여기에 150km에 가까웠던 고속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 등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공을 던질 줄 알았다. 다만 6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 때는 과감하게 정면 승부를 했던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인 만큼 최대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안우진은 “장타를 맞지 않으려다 보니 전에 비해 조심스러운 투구를 했다. 특히 병호 선배와 (앤서니)알포드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던지다 보니 볼도 많았다”며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지는 밀어 넣는 공도 최대한 피했다. 직구나 슬라이더를 던질 때 힘을 강하게 줬고 커브도 적지 않게 던졌다. 확실히 준비했던 부분이고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과감함을 버리고 신중함을 택한 결과일까. 안우진은 박병호와의 2차례 승부에서 유격수 파울 플라이, 그리고 삼진을 기록하며 투타 자존심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직구가 파울 홈런이 됐다. 다시 몸쪽으로 밀어 넣은 공이 통하면서 삼진이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키움 안우진은 16일 고척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 부상에도 7회에 오르려 했다. kt 선두 타자 박병호와의 승부를 원했기 때문이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안우진의 호투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야수진의 무결점 수비였다. 특히 김휘집 대신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신준우의 2, 3회 호수비로 출루를 막을 수 있었다. 이정후 역시 6회 알포드의 안타 후 2루 질주를 막아 세우는 보살로 안우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안우진은 “(신)준우가 제일 많이 도와줬다”며 “(이)정후 형도 알포드가 2루로 달려가는 걸 잘 잡아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고의 투구를 펼쳤음에도 승리를 맛보지 못한 안우진이다.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김태훈과 최원태, 양현이 연달아 실점하며 4-4 동점을 허용, 안우진의 승리 요건도 날아갔다. 특히 강백호의 동점 적시타가 나온 후 안우진이 더그아웃에서 나가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그는 이에 대해 “너무 아쉬웠다”며 “개인의 승리보다 팀의 승리를 원한다. 내 승리가 날아간 건 전혀 아쉽지 않다. 다만 뒤에서 숨 한 번 쉬고 왔다”며 웃었다.
본인의 승리로 마무리되지 못한 1차전이지만 팀은 승리했다. 키움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발 다가섰고 안우진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100% 수행했다. 그러나 손가락 물집이 변수다. 만약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한 번 더 등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