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 바라는 LG, SUN은 독배를 깨뜨릴까

선동열 전 감독은 ‘우승’이 아니면 해답이 없는 LG의 ‘독배’를 깨뜨릴 수 있을까.

‘우승 청부사’를 바라는 LG 트윈스의 고위층이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검토 중이다.

LG는 4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빠른 시일안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2년의 계약 기간이 끝난 류지현 감독과 내년 동행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승 청부사를 바라는 LG 트윈스가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 후보로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선동열 전 감독이 감독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는 LG의 독배를 깨뜨릴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우승 청부사를 바라는 LG 트윈스가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 후보로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선동열 전 감독이 감독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는 LG의 독배를 깨뜨릴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이로써 류지현 전 감독은 2021 시즌 72승14무58패(승률 .554)로 3위, 올해는 87승2무55패(승률 .613)로 2위라는 성적을 남기고 교체됐다. 2년간 최고 승률&최다승에 올해는 LG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지만 가을야구의 신통치 못한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류지현 전 감독이 이끈 LG는 지난해 준PO에서 두산에 1승2패, 올해는 PO에서 키움에 1승3패로 2년 연속 업셋을 당하며 탈락했다.

LG의 차기 감독은 선 전 감독이 유력한 분위기다. LG가 PO에서 탈락한 직후부터 야구계에는 ‘SUN’의 LG 부임설이 파다하게 돌았다. LG의 가을야구 탈락의 과정에 대노한 구본능 LG 구단주대행이 감독교체를 원하며, 오랫동안 ‘LG 감독’으로 점찍어뒀던 SUN의 선임을 계획 중이란 소식이었다.

실제 친분도 두텁다. 구본능 구단주대행과 선 전 감독은 고려대 동문으로 강하게 묶여 있다. 거기다 구 구단주 대행이 KBO총재였던 시절 선 전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인연이 있다. 또한 구 구단주 대행은 당시 선 전 감독이 LG 소속 선수였던 오지환을 중심으로 제기된 ‘국가대표팀 불공정 발탁 논란’에 국정감사 등을 거친 이후 감독직을 내려놓게 된 과정을 굉장히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새로운 LG 감독은 구 구단주 대행의 복심이 선임에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게 구단 안팎의 중론이다. LG 구단은 류 전 감독의 재계약 방안과 새로운 감독 선임을 포함한 보고서를 올렸고, 최종적으로 구 구단주 대행이 재계약 포기를 선택한 바 있다. 막바지 깜짝 선임이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결국엔 선 전 감독이 LG의 새로운 감독이 될 것이란 예측이 야구계에 팽배한 이유다.

흔히 LG의 감독직을 두고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LG 역대 감독 가운데 재계약에 성공한 이는 제 2대 감독인 이광환 전 감독과 제 3대 감독인 천보성 감독 뿐이다. 하지만 이들도 재계약 첫 시즌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21세기 이후 LG 감독은 재계약을 한 사례가 없다. 1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임기 중도에 물러났다.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을 넘어 LG 감독이 독배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천정환 기자
21세기 이후 LG 감독은 재계약을 한 사례가 없다. 1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임기 중도에 물러났다.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을 넘어 LG 감독이 독배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천정환 기자

심지어 21세기 이후 LG 감독은 재계약 사례가 없다. 13명의 감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임기 중에 중도에 물러났다.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이 6명에 그쳤다. 이정도면 ‘감독 무덤사’라고 치환해도 충분하다. 또한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하기엔 성배를 높이 들었던 이조차 없다. ‘독배’라고 봐도 무방한 자리다.

구 구단주 대행이 SUN을 거의 유일한 후보로 보고 접근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선 전 감독에게도 LG 감독 부임은 마지막 현장 복귀 희망이다.

2005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선 전 감독은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0년엔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오른 이후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당시 선 전 감독에게 사실상 감독직을 물려줬던 김응용 전 삼성 사장이 물러나는 등 내부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더해 2007년 이후 4년 연속 KS 우승이란 성과를 내지 못한 선 전 감독을 김응용 전 사장과 함께 경질했다는 게 야구계 중론이었다.

마무리캠프까지 마친 감독이 물러난 이유로는 ‘지키는 야구’를 내세웠던 선 전 감독의 야구가 ‘재미가 없다’는 팬들의 반발에 직면한 것도 영향이 컸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선 전 감독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삼성 야구의 색깔을 바꾸자’는 내부의 결정이 사퇴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후 선 전 감독은 2011년 말 경질된 조범현 전 감독을 대신해 고향팀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선 전 감독과 KIA의 인연도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났다. 선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KIA는 부임 이후 3년간 2012년 5위, 2013년 8위, 2014년 8위에 그쳤다.

그렇지만 KIA 구단은 2014시즌 종료 후 선 전 감독에게 2년의 재계약을 안겼다. 결국 팬들의 사퇴 여론이 들끓으면서 선 전 감독 스스로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재계약 발표 6일만에 자진 사임한 바 있다.

선동열 전 감독에게도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감독이 공석일때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유력한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르지만 여러 이유로 번번이 감독후보에서 제외되곤 했다. 구본능 LG 구단주 대행의 강한 신임을 얻고 있는 이번 기회가 스스로도 실패한 채 마무리됐던 감독 커리어를 반전시킬 수 있을 기회다. 사진=김재현 기자
선동열 전 감독에게도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감독이 공석일때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유력한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르지만 여러 이유로 번번이 감독후보에서 제외되곤 했다. 구본능 LG 구단주 대행의 강한 신임을 얻고 있는 이번 기회가 스스로도 실패한 채 마무리됐던 감독 커리어를 반전시킬 수 있을 기회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후 선 전 감독은 당시 KBO총재였던 구 구단주 대행에 의해 2017년 초대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대표팀 감독으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가져왔지만,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의 논란과 부족한 경기력으로 대회 기간 내내 내홍을 겪었다.

당시 국내 여론이 악화 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대표팀은 환영식조차 치르지 못했다. 이후 한국에서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자진 사퇴를 선택, 이번에도 2020년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선 전 감독이 2020년 SK 와이번스 감독 최종 면접까지 갔을 당시에도 야구계는 이를 놀랍게 여겼다는 후문이다. 소속팀에서 사실상 실패한 감독으로 여겨졌던 그이고, 이미 대표팀을 제외하면 현장에서 떠나 한참의 시간이 흘렀던 그였기에 SK가 선 전 감독을 후보 중 한 명으로 검토중이란 사실 자체가 놀랍게 받아들여졌다.

결국 몇 가지 문제들에서 SK 구단과 선 감독간에 이견이 있었고, 감독 후보군 중에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김원형 현임 SSG 랜더스 감독이 최종 선임된 바 있다.

이제 LG도 선 전 감독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LG의 감독 잔혹사를 깨는 것만큼이나 선 전 감독도 지도자로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야인으로 물러난 이후 선 전 감독은 세이버매트릭스나 데이터와 관련한 야구 등의 지식을 습득하며 새로운 야구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구단주 대행의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면, 실패한 감독인 SUN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그가 LG가 찾던 ‘우승 청부사’라면, 달라진 모습을 통해 독배를 깨뜨리고 LG의 감독 잔혹사도 끊어야 할 터다. 바로 KS 우승이란 단 한 가지 목표 달성만을 통해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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