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남자는 4년 후 투혼의 슬라이딩으로 통합우승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하며 2010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또 2018년 이후 4년 만에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이기도 하다.
4년 전, SSG가 아닌 SK 와이번스 시절 한유섬은 ‘한동민’이라는 이름으로 영웅이 됐다. 그는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 그리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접전을 끝내는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역사의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올해 한유섬은 과거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멋진 홈런을 때려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SSG의 4번 타자로서 방망이를 쥐었으나 득점권 상황에서 수차례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보여준 한유섬의 투혼은 SSG 선수들에게 통합우승을 향한 메시지로 전해졌다. 그는 3회 키움 이정후의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열정을 보였고 이어진 공격 상황에선 강한 타구를 날려 2-2 동점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후안 라가레스의 땅볼, 그리고 키움 유격수 김휘집의 포구 실책에 3루까지 달리던 한유섬은 오른쪽 햄스트링에 큰 통증을 느꼈다. 곧바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이었으나 그는 마지막까지 3루 베이스를 향해 달렸다. 절뚝이면서도 끝내 도착했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 그러나 절뚝이면서도 마지막까지 3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한 한유섬의 투혼은 선수들에게 큰 에너지, 그리고 깊은 메시지로 전달됐다. 이후 이정후에게 역전 솔로 홈런을 맞으며 끌려갔지만 곧바로 김성현의 2타점 역전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를 뒤집었다.
단순히 방망이만 뜨거워진 것이 아니다. 박성한을 시작으로 최주환으로 이어지는 7회 호수비 퍼레이드도 이어졌다. 선발 투수 윌머 폰트도 호투를 이어가며 캡틴이 남긴 메시지에 큰 힘을 받은 듯했다. 구원 등판한 김택형은 이정후의 포스트시즌 2번째 삼진을 빼앗으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1루수 오태곤의 점프 캐치였다.
SSG는 끝내 통합우승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유섬의 부상 투혼이 헛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인천=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