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적인 세이브였다.”
아르헨티나는 4일(한국시간) 카타르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호주와의 16강전에서 2-1로 승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리오넬 메시의 통산 1000번째 경기, 그리고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 등 축구의 신을 향한 찬사가 이어져야 할 이번 16강전의 희비는 사실 골키퍼들에 의해 엇갈렸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35분 메시의 득점으로 앞서간 후 후반 13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추가 득점으로 2-0 리드했다. 2번째 득점 장면은 호주 입장에선 치명타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실수로 인한 실점이었기 때문이다.
호주 골키퍼 매튜 라이언에게는 이번 월드컵, 그리고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은 어쩌면 생애 최악의 하루였을 것이다. 자신에게 전해진 백 패스를 곧바로 처리하지 못했고 알바레스와 로드리고 데 파울에게 둘러싸였고 결국 돌파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그 결과 데 파울에게 볼을 빼앗겼고 알바레스가 비어 있는 골대로 차 넣으며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후반 32분 크레이그 굿윈의 슈팅이 엔조 페르난데스의 몸에 맞으며 자책골로 득점, 1-2로 쫓은 호주였으니 라이언의 실책이 너무도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최고의 하루였을 것이다. 그는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호주에 위협을 받지 않았다. 페르난데스의 자책골은 사고였다. 그러다 대위기에 빠졌다. 후반 추가시간이 거의 다 끝나가던 그 순간 호주가 가장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은 것이다.
호주는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문전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이때 가랑 쿠올이 니콜라스 탈리아피코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완벽한 득점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침착했고 왼팔로 쿠올의 강한 슈팅을 막아내며 결국 연장전으로 갈 뻔했던 아르헨티나를 구원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마르티네스를 감싸 안으며 승리를 지켜낸 영웅을 격하게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언이 외신의 질타를 받고 있을 때 마르티네스는 극찬의 연속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SNS를 통해 “마르티네스가 우뚝 서 있었다”는 문구와 함께 놀라는 이모티콘까지 게시했다. 「BBC 스포츠」는 “마르티네스의 결정적인 세이브가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마르카」는 “마르티네스의 영웅적인 세이브”라고 평가했다.
골키퍼는 한 끗 차이로 역적과 영웅이 될 수 있는 포지션이다. 라이언은 조별리그에서의 선방이 단 하루 만에 잊혀졌고 아르헨티나 공격수 2명을 제치려던 ‘바보 골키퍼’가 됐다. 반대로 마르티네스는 아르헨티나를 구원해낸 ‘영웅’이 됐다. 같은 포지션이지만 서로 다른 운명을 얻게 된 하루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