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지도 않았는데 새 구종을 훈련해 왔다. 세상 쓸데없는 것이 반즈 걱정인 것 같다.”
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는 칭찬에 인색하다. 아직 젊은 선수들이 좀 더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중 몇몇은 예외가 있다. 충실한 준비를 해 온 선수는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 외국인 투수로 2년차를 맞는 반즈도 그중 하나다.
반즈는 지난해 롤러 코스터를 탔다.
4월에는 5승을 거두며 평균 자책점 0.65를 기록했다.
좌완으로는 희귀한 스리 퀀터형 투구 폼에서 공을 끝까지 감추다 나오는 디셉션 동작까지 좋아 한국 타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야 말로 리그를 폭격 했다.
롯데는 그런 반즈를 4일 휴식 후 등판을 시켰다. 한 경기라도 더 치르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반즈는 오래되지 않아 한계를 드러냈다.
5월 평균 자책점이 4.29로 치솟았고 6월도 4.34로 겨우 넘겼다. 롯데도 반즈의 4일 휴식 후 등판을 멈췄다.
그리고 마지막 달이었던 9월에는 평균 자책점이 7.23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에 1승(2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롯데는 반즈와 재계약을 추진했다. 반즈의 부진이 초반 4일 턴 등판에 따른 체력 저하가 문제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체력 관리만 해 준다면 충분히 3점대 평균 자책점에 두 자릿수 승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괌 스프링캠프서 반즈는 롯데의 그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배영수 코치는 “준비를 정말 잘 해왔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새로운 무기까지 스스로 추가해 왔다. 적응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많은 외국인 선수를 겪어 봤지만 반즈처럼 홀로 알아서 움직이는 선수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체력 관리만 잘해준다면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혹시 한국 타자들이 반즈의 독특한 투구폼에 이제 적응을 마친 것은 아닐까. 만약 그런 케이스라면 반즈의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배 코치는 “폼에 적응했다 하더라도 구위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익숙하지 않은 폼으로 던져서 위력적인 선수가 아니다. 워낙 갖고 있는 것이 좋은 투수다. 스트레일리와 함께 원.투 펀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