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민노예’와 ‘배열사’로 불리며 WBC에서 맹활약했던 두 레전드는 공인구 적응의 관건을 무엇으로 봤을까.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는 정현욱(삼성) 투수코치와 배영수(롯데) 불펜코치라는 레전드 투수출신의 코치들이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로 선수들과 호흡하게 됐다.
두 코치는 뛰어난 코칭 능력과 리더십, 거기다 카리스마까지 갖춘 이들로 대표팀 투수들과 직접적으로 호흡하게 된다. 현역 시절 각각 구원투수와 선발투수로 굵직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특히 과거 WBC 무대에서도 강렬한 활약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배영수 불펜코치는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30년 망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스즈키 이치로의 엉덩이를 맞춰 ‘배열사’로 불렸고, 정현욱 투수코치는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무려 5경기에 등판해 불펜 최다인 10.1이닝 동안 평균자책 1.74로 호투를 펼쳐, 대회 준우승 쾌거에 기여했다.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대표팀 캠프로 향한 두 명의 코치는 무엇보다 투지와 집중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공인구와 구장 등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WBC 대회 공인구는 상대적으로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고 미끄럽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 투수 파트의 경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는 만큼, 경험이 적은 공인구에 대한 빠른 적응도 필수적이다.
공인구 적응에 대해 정현욱 코치는 “일단 공을 계속 만져야 될 것 같다. 평상시에 호텔에서 생활할 때도 공을 갖고 있어야 될 것 같다”면서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공을 계속 만지면서 감각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인구의 찰기를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을까. 정 코치는 “특별한 방법은 많지 않다. 자연스럽게 땀이 나기에 그걸 손바닥에 발라서 (허용된 공의 진흙 등을 묻혀) 공에 바른다거나 하는 방법 정도 밖에는 없다”면서 “대회에서 이물질 검사도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점에 대해서는 잘 인지해야 하고, 중요한 건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처럼 역대 대회에서 공인구 적응에 대해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KBO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지난 12월 최종 엔트리 내정 주요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대회 공인구를 전달해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에서의 혼란을 적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배영수 코치 역시 “선수들이 캠프에서 공인구를 던지는 것을 봤는데, 이미 적응을 모두 한 상태에서 넘어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기에 배 코치는 “정현욱 코치 말대로 항상 습관적으로 공을 갖고 다니면서 적응을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역대 대회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알려줬다.
결국엔 특별한 편법이나 방법은 없다. 최대한 공인구의 감각을 익숙하게 만들어 대회에서 문제 없이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두 레전드 코치가 전한 왕도의 길이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