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왜 이례적으로 주축 선수에게 캠프 MVP를 줬을까

한화 이글스는 지난 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3-3 무승부)를 끝으로 2월 1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화는 실전 위주로 치러진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총 5차례 연습경기를 실시, 3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애리조나 캠프 막바지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상대 2연승을 포함하면 총 실전 성적은 5승 1무 1패다.

한화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이번 캠프의 테마를 ‘경쟁’으로 잡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한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FA 영입으로 가세한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 등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하며 훈련 분위기를 이끌었고, 신인 문현빈과 김서현도 기량을 과시하며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힘든 일정과 훈련을 잘 따라온 선수들에게 고맙다. 정규시즌에 맞춰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자”고 선수들을 칭찬한 뒤 “이번 캠프에서는 선수들 간 경쟁이 가장 돋보였다. 각 포지션에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확립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번 캠프 MVP로 야수 노시환, 투수 펠릭스 페냐를 각각 선정했다.

노시환은 연습경기 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3홈런 5타점을, 페냐는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29(7이닝 1실점) 5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캠프 MVP를 팀 내 주축 선수들에게 주었다는 점이다.

노시환은 한화의 4번 타자고 페냐는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를 맡아줘야 할 투수다.

잘 한 선수들에게 상을 준 것이 뭐가 이상하냐 되물을 수 있지만 타 팀과 비교해 보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캠프 MVP는 비주전 선수들이나 신인들에게 상이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캠프서도 KIA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팀이 그동안 그늘에 있던 비주전 선수나 신인들을 MVP로 뽑았다.

캠프에서 고생을 많이 한 만큼 그에 대한 보상과 격려를 하는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연봉이 많지 않은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 한화처럼 주축 중에서도 주축인 선수들에게 상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화의 올 시즌 전략을 읽을 수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 경쟁이다. 더 이상 기회를 무한정 주는 야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성과를 내야 할 시기다. 경쟁을 통해 이기는 선수가 나가게 될 것이다. 실력 위주로 선수 기용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리빌딩을 하던 이전과는 다른 운영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예전 같으면 유망주 중 눈에 띄는 선수들에게 MVP가 돌아갔을 것이다. 이번엔 달랐다. 노시환과 페냐라는 팀의 중심 선수에게 상이 주어졌다.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선수를 판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달라진 한화의 전력 운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유망주에게 많은 기회를 안겨 주던 리빌딩 야구는 이제 한화에서 찾아볼 수 없다. 능력에 따라 기용법도 달라질 것이다.

노시환과 페냐의 캠프 MVP 수상 속에는 수베로 감독의 ‘독한 야구’ DNA가 숨겨져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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