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WBC에 정말 진심이다.
일본이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라는 일본 현역 최고의 메이저리거를 8강전에 모두 투입해 5회 연속 월드베이스볼(WBC) 4강에 진출하며, 통산 3번째 우승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일본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5타점을 쓸어담은 오카모토 카즈야의 맹활약과 선발 오타니 쇼헤이와 구원투수 다르빗슈 유의 역투 등에 힘입어 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006 WBC부터 2023 WBC까지 5회 연속 대회 4강에 오른 일본은 푸에르토리코와 멕시코의 승자와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본선 1라운드를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며 4전 전승으로 통과했지만, 이탈리아를 상대로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없었다. 오히려 오타니 쇼헤이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하고, 7~8회를 메이저리그 통산 95승의 베테랑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가 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일본의 자랑 2명이 한 경기에서 승리를 합작했다.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 사정상 투수 등판이 마지막이 될 오타니 쇼헤이도 선발투수 겸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최고 164km의 강속구를 던지며 번트 안타까지 기록하는 등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비장해보였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이 들어간 듯 1~2회는 투구마다 ‘악’하는 기합 낼 정도로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투구를 하는 모습 자체에 일종의 기백이 느껴질 정도. 오타니의 혼신을 다한 투구에 도쿄돔의 만원관중도 숨 죽이며 투구를 지켜보다, 전광판에 기록되는 구속들에 박수 갈채를 쏟아내기도 했다.
오타니는 평소보다 제구가 흔들려 5회 2개의 몸에 맞는 볼을 내주기도 했지만 4.2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타자로는 특히 3회 말 평소 거의 볼 수 없는 번트 안타라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1사에서 콘도가 볼넷을 골자 오타니는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상대 투수 조 라로사가 처리할 수 없는 코스의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했다. 이후 전력 질주로 1루에서 세이프가 되면서 주자를 3루까지 보낸 것은 물론 자신도 번트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일본은 요시다의 땅볼 때 콘도가 홈을 밟으며 간단하게 선취점을 냈다. 오타니가 얼마나 승리에 간절했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타자로는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만 37세로 사무라이 재팬의 최고참인 다르빗슈도 팀의 4강 진출을 위해 불펜 등판을 자처했다. 지난 10일 한국전에서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다소 아쉬운 투구를 했던 다르빗슈는 이날은 팀이 7-2로 앞선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솔로홈런 1개를 허용했으나 2피안타 1실점으로 이탈리아 타선을 틀어막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다르빗슈의 등판 장면부터 환호했던 일본 관중들은 그가 8회 이닝을 마치고 공수교대가 되자 역시나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오타니와 다르빗슈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갈망하는 일본이 WBC에 임하는 각오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엿볼 수 있는 장면.
이번 4강 진출로 일본은 2006 WBC 1회 대회부터 2023 WBC 5회 대회까지 4강에 오른 역대 유일한 팀이 됐다. 일본은 2006 WBC 초대대회와 2009 WBC 2회 대회 연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2013 WBC-2017 WBC 3회와 4회 대회는 연속으로 3위를 기록했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