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세근’→우승 공식 무너뜨린 SK, ‘오동은’ 오세근은 자신만의 ‘더 글로리’를 꿈꾼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면 SK와 만나고 싶습니다.”

KBL에는 그동안 확실한 우승 공식이 있었다. ‘건세근’, 즉 건강한 오세근이 있는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세근이 건강했던 시즌을 살펴보면 매번 안양 KGC가 KBL 정상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 공식을 깬 팀이 있다. 바로 서울 SK다. 그래서일까. 오세근은 화끈한 복수를 다짐했다. 마치 「더 글로리」의 문동은처럼 말이다.

KBL에는 그동안 확실한 우승 공식이 있었다. ‘건세근’, 즉 건강한 오세근이 있는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KBL 제공
KBL에는 그동안 확실한 우승 공식이 있었다. ‘건세근’, 즉 건강한 오세근이 있는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KBL 제공

오세근은 신인 시절이었던 2011-12시즌 KBL 역대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달성한 ‘동부산성’ 원주 동부를 상대로 자신의 첫 우승을 경험했다. 윤호영-김주성-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고의 높이에 맞서 6경기 동안 평균 36분 39초 출전, 17.5점 5.3리바운드 2.2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며 창단 첫 우승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이후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던 오세근은 2016-17시즌 이정현, 양희종, 데이비드 사이먼과 함께 서울 삼성의 도전을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때의 그는 6경기 동안 평균 34분 12초 출전, 17.8점 9.7리바운드 3.2어시스트 1.0스틸 1.3블록슛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 2007-08시즌 김주성에 이어 역대 2번째 트리플 크라운(정규리그-올스타전-챔피언결정전 MVP)을 달성했다.

또다시 여러 부상에 허덕였던 오세근은 사이먼 이후 최고의 파트너 제러드 설린저를 만나 부활했다. 2020-21시즌 정규리그 3위에 머무르며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KGC는 오세근-설린저에 전성현까지 괴력을 과시, 10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과 함께 또 한 번 KBL 정상에 섰다.

전성기 기량이 아니었던 오세근이지만 건강히 코트 위에 선 것만으로도 압도적이었다. 특히 설린저와의 하이-로우 게임은 알고도 막을 수 없었던 수준. 그는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평균 31분 31초 출전, 20.0점 6.3리바운드 1.3어시스트 1.3블록슛으로 또 한 번 우승을 거머쥐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설린저의 차지였지만 오세근 역시 MVP급 대우를 받았다.

‘건세근’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확률은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100%였다. 김승기 감독이 “KBL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반드시 강력한 4번이 필요하다. 우리 팀에는 (오)세근이가 있고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 맞춰 몸만 만들어진다면 항상 자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건세근’의 우승 공식은 항상 유효했다.

과연 오세근은 잠시 무너졌던 ‘건세근’의 명예를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를 상대로 되찾을 수 있을까. 와이어 투 와이어 1위, 그리고 SK의 3위 확정으로 일단 판은 만들어졌다. 사진=KBL 제공
과연 오세근은 잠시 무너졌던 ‘건세근’의 명예를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를 상대로 되찾을 수 있을까. 와이어 투 와이어 1위, 그리고 SK의 3위 확정으로 일단 판은 만들어졌다. 사진=KBL 제공

그런 오세근을 막아 세운 것이 바로 2021-22시즌의 SK였다. 오세근과 KGC는 6강,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하며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SK에 시리즈 전적 1-4로 패하며 처음으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오세근은 건강했지만 충분히 지쳐 있었다. 오마리 스펠맨의 부상으로 대릴 먼로와 함께 고군분투해야 했다. 크고 빠른 SK의 빅 포워드들을 상대하기에는 이미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스펠맨이 돌아왔지만 기동력을 잃을 정도로 체중이 불어 있었다. 결국 안영준-최준용-자밀 워니로 이어지는 SK의 림 어택을 오세근이 홀로 견뎌낼 수는 없었다.

3번의 성공, 그리고 1번의 좌절. 오세근은 잊지 않고 있었다. 지난 26일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확정한 이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면 SK와 만나고 싶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 챔피언결정전의 아쉬움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는 답을 전했다.

물론 KGC와 SK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단 KGC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고양 캐롯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를 만난다. 두 팀 모두 까다로운 상대. 반대로 SK는 전주 KCC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이후 창원 LG까지 꺾어야 KGC와 만날 수 있다.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오세근의 복수전 다짐과 별도로 이미 KGC와 SK의 라이벌 스토리는 꽤 멋지게 쓰이고 있다. 지난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에서도 KBL을 대표해 참가, 결승에서 내전을 치르기도 했다. 다만 오세근이 뛰지 않았고 단판 승부였다. ‘오동은’의 마음은 아직 편안하지 않다.

과연 오세근은 잠시 무너졌던 ‘건세근’의 명예를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를 상대로 되찾을 수 있을까. 와이어 투 와이어 1위, 그리고 SK의 3위 확정으로 일단 판은 만들어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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