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IA 타이거즈 포수 자리에선 공격력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게다가 김도영과 나성범, 그리고 김선빈까지 빠지자 그 구멍이 유난히 더 커 보이는 분위기다.
현실적인 숫자로도 그 구멍이 드러났다. 개막 뒤 5경기 동안 KIA 포수진이 만든 안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한승택은 5경기에 출전해 7타석 무안타, 주효상은 3경기에 출전해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4월 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승택이 8회 말 2사 만루 기회를 놓친 장면이 가장 뼈아팠다.
결과적으로 개막 5경기 동안 KIA 포수 타석은 상대 투수에겐 너무나도 푹 쉬어가는 자리가 됐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절대 좋은 그림이 아니다.
공·수를 모두 겸비한 포수를 가지는 건 모든 팀의 당연한 꿈이다. 지난 겨울 포수 FA 시장에서 두산이 152억 원(양의지), 롯데 자이언츠가 80억 원(유강남), LG 트윈스가 65억 원(박동원)을 쏟아 부은 건 다 이유가 있는 결정이었다.
그에 반해 지난 겨울 빈손으로 FA 시장을 마무리한 KIA는 올 시즌 안방마님 자리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포수 트레이드 시장을 두들기기도 했지만, 끝내 트레이드 상대와 적절한 카드가 맞지 않았다.
이렇게 포수 보강에 실패한 터라 캠프부터 시작한 안방마님 내부 경쟁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KIA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 총 4명의 포수진을 데리고 갔다. 캠프 기간 포수진 가운데 타격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주효상이었다.
하지만, 1군 출전 경험과 전반적인 수비 능력을 고려했을 때 주효상이 한승택을 곧바로 뛰어넘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KIA 투수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한승택이 주전 경쟁에서 먼저 앞서나갔다.
물론 한승택은 타격 약점에 대해 해마다 깊게 고민해왔다.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범호 타격코치와 타격 메커니즘 수정도 오랫동안 진행했다. 갑작스럽게 장타력이 급상승하는 건 쉽지 않은 터라 한승택은 무리한 욕심보단 팀 배팅과 작전에 집중하겠단 방향을 잡았다.
캠프 당시 만난 한승택은 “내가 다른 팀 포수 선배인 (강)민호 형, (양)의지 형, 그리고 (박)동원이 형처럼 한 시즌에 홈런을 20개, 30개 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그런 부분에서 욕심을 내기보단 팀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팀 배팅과 작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개인 타격 수치가 더 좋아지고 자신감도 오를 듯싶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승택이 타격 잠재력이 전혀 없는 포수는 절대 아니다. 한승택은 2020시즌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6/ 51안타/ 9홈런/ 29타점/ 출루율 0.308/ 장타율 0.372로 타격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당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노려봤을 만큼 타격 자질이 부족하지 않다. 타율 2할 중·후반대와 10홈런, 그리고 준수한 팀 배팅 정도는 충분히 기대할 만한 선수다.
다만, 한승택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이 길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주효상의 출전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수비에서 주효상의 약점은 도루 저지로 꼽혔다. 최근 받았던 팔꿈치 수술 여파가 있었던 가운데 주효상이 이를 털어내고 도루 저지를 보완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신인 지명 2라운드 카드와 맞바꾼 젊은 포수 자원인 만큼 당장은 다른 대안보단 주효상 카드를 먼저 써볼 수밖에 없는 KIA 분위기다.
포수 타격 능력이 중심 타선에 배치될 만큼 압도적이길 바라는 건 지금 KIA 현실에선 큰 사치다. 그래도 매일 모든 포수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날 수만은 없다. 포수 타율 ‘0’의 행진을 이른 시일 내로 깨고 몸부림을 칠 수 있을 만큼은 쳐야 한다. 아직 한승택과 주효상에겐 KIA 포수진을 향한 편견을 깰 수 있는 139경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