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참사였다.
한화 이글스의 너무 안일한 대처가 결국 화를 불렀다.
한화는 31일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를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타자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문제는 오그레디의 부진이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는 점. 한화가 너무 쉽게 판단을 내린 것이 결국 화를 불렀다.
오그레디의 31일 현재 삼진 숫자는 84타석에서 무려 40개. 거의 두 타석에 하나꼴의 삼진을 당했다. 노시환-채은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라인업에 힘을 보태주길 바랐지만 결과는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홈런은 1개도 치지 못했고 기대했던 장타율이 고작 0.163에 불과했다.
오그레디의 재앙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미 약점이 크게 노출된 상태였다.
다만 한화는 일본에서의 실패가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KBO 리그에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MK스포츠는 계약 당시부터 오그레디가 공갈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MK스포츠는 지난해 12월21일자 기사에서 오그레디의 일본 성적을 비교하며 오그레디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MK스포츠는 “스트라이크 존별 타율을 살펴보면 오그레디가 전형적인 공갈포형 타자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었다.
오그레디의 스트라이크존 별 그래픽을 보면 몸쪽 공 공략은 나름 대처가 됐다.
그러나 약점도 낮은 코스에 있었다. 볼 존으로 떨어지는 유인구에 대단히 약했다. 3개 코스에서 무려 34개의 삼진을 당했다.
강력한 어퍼 스윙으로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강세를 보였지만 볼로 떨어지며 유인하는 공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나타났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전혀 대처를 못 하는 공갈포형 타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타구 방향별 성적도 오그레디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당겨치는 스윙에 걸리면 넘어갈 확률이 높은 타자다. 그러나 헛스윙 비율도 13.83%로 높았다.
컨택트 능력, 특히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엄청난 숫자의 삼진을 당할 수도 있는 타자라고 MK 스포츠는 경고한 바 있다.
분석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오그레디는 걸리면 넘어가는 타자였지만 한 번 걸리기가 힘든 유형의 타자였다.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갖고 있어 한국 투수들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구종에 상관없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쯤은 다 익히고 있는 한국 투수들이다.
문제는 한화도 이런 단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일본 프로야구에 비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강하지 않은 KBO리그 투수들을 다소 얕잡아 봤다고 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 비해 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오그레디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기대는 완전히 벗어났다. KBO리그 투수들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 능력은 상상 이상이었고 오그레디는 그 변화구에 속속들이 당하고 말았다.
한화는 오그레디의 퇴출이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래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한화는 공격력 약세로 좀 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투수력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공격력이 떨어져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오그레디와 같은 참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어떻게든 쓸모 있는 타자를 구해와야 한다. 오그레디처럼 안일한 방식으로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한화는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구할 수 있을까. 그 성.패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