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동점 득점+결승타’ LG 캡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MK인터뷰]

“그대로 경기가 (패배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내 실책이) 결정타였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점 득점과 결승타를 올리며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끈 캡틴 오지환이 소감을 전했다.

LG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한 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2위 LG는 35승 2무 23패를 기록, 선두 SSG랜더스(36승 1무 21패)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동점 득점 및 결승타를 기록한 LG 오지환.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동점 득점 및 결승타를 기록한 LG 오지환.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오지환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동점 득점 및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LG의 승리에 앞장섰다.

2회말과 4회말 각각 중견수 플라이,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선 오지환은 LG가 0-1로 뒤진 7회말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 우완 사이드암 불펜 자원 김대우의 4구 123km 커브를 공략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3루에 안착한 그는 이재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아 경기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오지환은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8회말에도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민성의 볼넷과 김현수의 희생번트, 박동원의 자동 고의4구로 연결된 2사 1, 2루에서 삼성 좌완 불펜 자원 이승현의 초구 145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유격수를 꿰뚫는 1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타구가 워낙 강해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볼을 잡지 못했고, 공식 기록 역시 안타로 남았다. LG가 이후 그대로 경기를 마침에 따라 오지환은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처럼 LG의 승리를 견인했음에도 경기 후 오지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이유는 5회초 그가 범한 실책이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됐기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5회초 1사 후 오지환은 이재현의 강습 타구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 중계방송을 맡은 오재원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이 장면을 보고 처음에 “이것은 불규칙 바운드였기 때문에 에러가 아니고 안타”라고 할 정도의 어려운 타구였지만, 공식 기록은 오지환의 실책으로 남았다.

이후 류승민의 진루타로 상황은 2사 2루가 됐고, 여기에서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가 김영웅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LG는 선제 실점을 하게 됐다. 오지환으로서는 아찔할 만한 순간이었다.

오지환은 “(경기를 하면서 그 순간이) 많이 신경쓰였다. 불규칙 타구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도 튀었다. (이럴 때) 수비수면 실점하지 말자는 생각을 할 텐데, 안타를 맞아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내 실책 때문에 이 점수 차(0-1)로 경기가 가는 것 자체가 화가 났고, 그대로 경기가 (패배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내 실책이) 결정타였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지환은 “7회 때는 선두타자로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8회(2사 2, 3루)에는 기회를 살려야 했다. 두 번 다 살려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먼저 7회초 2루타를 친 순간에 대해 “선두타자로 나서면서 나름 계산을 했다. 여기서 안타를 치게 되면 9회 찬스가 한 번은 더 오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투수 교체가 안 이뤄졌다. (좌완) 이승현이 나올 줄 알았는데 김대우가 계속 나오면서 오기가 생겼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한 오지환. 사실 그는 결승타를 때리기 직전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2사 2루에서 삼성 배터리가 박동원을 고의 4구로 내보내며 대결을 피하고 오지환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담담했다. 그는 “최근에 그런 상황이 너무 많이 왔었다. 전혀 부담이 없었다. 사실 (박)동원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보다는 이미 (앞 타자였던) 오스틴 딘이 (유격수 땅볼로) 죽었을 때 저와 상대하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며 “전력분석팀에서 ‘이승현이 최근에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고 했다. 제가 패스트볼에 결과가 잘 안 나오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다. 초구부터 패스트볼에 과감하게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타구가) 정면으로 가길래 잡히나 했는데 조금 튀어서 안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진에 빠진 김현수가 앞서 8회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대며 기회를 만든 것도 오지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여담으로 김현수의 희생번트는 2006년 데뷔한 이래 개인 통산 두 번째 희생번트이자 2007년 9월 22일 이후 무려 5744일 만에 나온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오지환은 “(김)현수 형이 그 타석에서 어떤 마음으로 (번트를) 댔을 지를 알고 있었다. (찬스를)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2022시즌 25개의 아치를 그렸던 오지환은 아직까지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조바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원인을 찾기보다 어떻게 타격감을 잡느냐가 첫 번째인 것 같다. 팀이 이기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또한 이재현(삼성), 김주원(NC 다이노스) 등 같은 포지션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김주원은 (과거의) 저보다 나은 것 같고 이재현은 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대단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을 뗀 그는 “유격수 같은 경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정도 하는 사람을 빼면 선수 초창기부터 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이가 깡패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경기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지환은 “5, 6년 차가 됐을 때부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한다. 저도 그때부터 (기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수비가 어느 정도 정립되며 타격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은 진짜 무시하지 못한다”고 후배들에게 애정이 섞인 조언들을 아낌없이 건넸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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