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선두 LG 트윈스에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전날 8실점이 사라진 행운의 우천 노게임은 또 다시 나오지 않았다. 특히 후반기 승부처에서 나온 ‘한남자표’ 내야 실험실이 가동됐다. 파격적인 3루수 이창진 카드를 시작으로 유격수 김도영-2루수 박찬호 조합까지 나왔지만, 연이은 수비 미스 플레이로 이어졌다.
KIA는 8월 9일 광주 LG전에서 2대 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KIA는 시즌 44승 2무 44패로 다시 5할 승률을 위협받게 됐다.
이날 KIA는 선발 마운드에 이의리를 올렸다. 이의리는 2회 초 2사 3루 위기에서 김민성에게 던진 초구 150km/h 속구가 통타당해 비거리 110m짜리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끌려가던 KIA는 5회 초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5회 초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내준 뒤 홍창기의 1루수 앞 땅볼을 1루수 최원준이 포구 실책을 기록해 무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다. 이후 KIA는 후속타자 문성주의 번트 타구 때 2루 주자 박해민을 3루에서 잡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김현수의 1-2루 사이 땅볼 타구가 2루수 포구 실책으로 이어져 2루 주자 홍창기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2루수 김규성이 최원준의 글러브에 살짝 맞은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거기에 굴절된 타구를 다리로 건들리면서 공이 더 멀리 튕겨 추가 실점을 허용한 그림이었다.
KIA는 6회 말 선두타자 타석에서 김규성 대신 대타 이창진을 기용했다. 그리고 7회 초 수비에서 이창진이 3루수 수비를 맡았다. 이창진은 내야수 출신이긴 하지만, 제대 뒤 1군에선 주로 외야 수비를 소화했기에 의외의 선택이었다. 게다가 김도영이 유격수, 박찬호가 2루수로 옮겨 내야 수비 전체에 변화를 줬다.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7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정주현의 타구가 3루수 이창진 정면으로 향했다. 다소 속도가 빨랐던 정면 타구를 이창진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공이 유격수 김도영 쪽으로 흘렀다. 김도영이 공을 잡고 곧바로 2루로 송구했지만, 이는 치명적인 악송구로 이어졌다. 3루수 정면 병살타로 이닝 종료가 될 결과가 추가 실점으로 바뀌었다.
KIA는 7회 말 최형우의 2점 홈런으로 2대 4 두 점 차 추격에 돌입했다. 하지만, KIA는 또 다시 수비에서 흔들렸다. 1사 2, 3루 위기에서 전진 수비를 택한 가운데 오지환의 땅볼 타구가 2루수 박찬호로 향했다. 이 타구를 잡은 박찬호는 곧바로 홈 송구를 선택했지만, 이는 악송구가 돼 추가 실점을 또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에 문보경의 희생 뜬공이 나와 사실상 LG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적으로 3루수 이창진이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면서 내야진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2루수 방향에서 홈 송구가 어색할 수밖에 없는 박찬호의 실책도 발생했다. 후반기 승부처에서 실험적인 내야진을 구성한 건 바깥에서 보기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시즌을 치를수록 ‘1루수 최원준’ 카드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는 분위기다. 외야보다 내야 수비가 어색한 최원준이기에 1루 방면 강습 타구 처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광주 경기를 중계한 이대형 해설위원도 최원준의 1루수 정면 타구 처리 미숙에 대해 짚어주기도 했다.
결국, 강팀과 승부에서 가장 큰 격차가 느껴지는 건 수비다. KIA가 5강 도전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팀 수비 안정화는 필수다. 8월 9일 LG전에서 보여준 팀 수비력이라면 설사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더라도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수비진 재구성을 두고 여러모로 KIA 벤치의 고민이 깊어질 시점이 됐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