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석이 형이 꼭 복수해달래요.”
강양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3x3 남자농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더칭 지오그래픽 인포메이션 파크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3x3 남자농구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19-15로 승리, 8강 직행을 이뤘다.
현장에선 ‘죽음의 조’로 꼽힌 B조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아시아 강호 이란과 일본, 여기에 복병 투르크메니스탄까지 있었으니 그러한 평가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당당히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3승 1패 동률을 이룬 이란, 일본에 평균 득점에서 앞서면서 당당히 B조 1위를 확정 지었다.
특히 이두원의 활약이 대단했다. 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밑을 초토화, 완벽히 장악했다. 시원한 덩크는 물론 압도적인 높이를 활용, 12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두원은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 1위, 8강 직행이라는 결과에 기쁘기는 한데 4강에서 중국을 만나야 한다(웃음)”면서 “실전을 치르다 보니 적응이 빠르다. 약속한 플레이가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데 서로 맞춰가면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은 8강 직행으로 30일 진행되는 결선 토너먼트에서 1경기를 벌었다. 만약 2, 3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면 이른 오후에 8강 결정전을 치르고 땀이 식은 늦은 오후에 8강을 치렀어야 했다.
이두원은 “하루에 2경기를 하는 건 솔직히 부담이 된다. 정말 덥고 땀이 많이 난다. 굳은 몸을 다시 풀어서 2번째 경기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 물론 4강, 결승이 열리는 마지막 날에는 그렇게 해야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훈련할 때도 하루에 여러 게임을 하는 걸 준비했다. 다만 스파링 상대가 마땅치 않았다. 국내 3x3 대회라도 한 번 참가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얻어낸 멋진 결과. 그럼에도 이두원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한일전에서의 분패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두원은 “투르크메니스탄전 승리보다 한일전 승리를 더 원했다.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래서 흥분하고 무리했다. 약속했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도 아쉽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이 일본과 리벤지 매치를 하려면 나란히 결승에 올라야 한다. 가장 재밌는 그림이기도 하다. 다만 이두원은 현실적이었다. 그는 “솔직히 일본보다는 이란이 결승에 올라올 것 같다. 우리가 첫 경기에 잡기는 했지만 정말 강한 팀이다. 우리도 결승 이전에 중국을 만나는 만큼 결승보다는 4강을 더 신경 써야 한다. 너무 현실적인가”라며 미소를 보였다.
8강에 선착한 대한민국은 카자흐스탄과 필리핀의 8강 결정전 승자와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만약 승리한다면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중국, 결승에서 일본과 이란, 몽골 등 유력 후보 중 한 팀과 경쟁한다. 5년 전 중국과의 연장 접전 끝에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이다. 올해는 다른 결과를 내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이두원은 “진천선수촌에 있을 때 느낀 게 있다. 어떤 모습으로든 내 이름을 걸고 금메달을 얻고 싶다는 것이다. 그만큼 큰 영광은 없다. 욕심이 나더라”라며 “다른 어떤 것보다 금메달을 원한다. 병역 혜택의 대상이 아니라서 그런 건 아니다(이두원은 군 면제). 오히려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금메달만 생각하고 있다. 꼭 갖고 돌아오고 싶다”고 바랐다.
끝으로 이두원은 “홍석이 형이 꼭 복수해달라고 하더라. 해내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