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에게 올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
김종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도로공사는 4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내주고 3, 4, 5차전을 내리 가져오며 V-리그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으로 ‘0%의 기적’을 만들었기에 시즌 초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어쩌면 예상된 시나리오일 수 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팀에 변화가 많았다. 주포 박정아와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자유계약(FA) 자격을 통해 각각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로 떠났다.
또 국제 대회 일정으로 문정원과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의 합류가 늦었고, 주전 세터 이윤정도 무릎 통증 부상으로 시즌 출발을 함께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전 세터 이윤정의 이탈이 컸다. 이윤정은 V-리그 최초 중고 신인왕이며, 지난 시즌 우승 세터로 활약한 선수. 이윤정이 빠짐으로써 남은 세터는 박은지 한 명뿐이었다. 박은지는 지난 8월 2-2 트레이드를 통해 고의정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도로공사로 넘어왔다.
물론 박은지도 유망한 세터다. 일신여상 졸업 후 지난 시즌 1라운드 4순위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6경기에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흔들릴 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렇지만 아직 2년차. 홀로 경기를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이윤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지난 28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복귀를 했지만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투 세터로 시즌을 끌고 가기에는 다소 위험요소가 크다.
지난 시즌에도 이윤정-안예림 투 세터 체제로 가긴 했지만 수련선수로 정소율이 있었다. 혹시 모를 대비책이 있었다. 그렇지만 정소율도 없고, 시즌 개막 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 자원을 수혈하지 못했다. 실업팀에서도 자원을 찾아보고, 테스트도 해봤지만 추가 영입은 없었다.
결국 김종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선수로 시즌을 끌고 가고 마치겠다는 것.
김종민 감독은 “물론 불의의 부상이 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세터 3~4명으로 엔트리를 꾸리고 간다고 하더라도 주전과 백업은 정해져 있다. 만약 3번 세터가 들어가면 이기는 시합은 쉽지 않다. 힘들더라도 두 선수에게 올인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맞춰놨다. (이)윤정이가 부상당했을 때 은지는 좋은 시간과 좋은 경험을 보냈다. 이제는 윤정이의 백업 자원으로 믿고 쓸 수 있을 만큼 올라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올라서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
지난 시즌 0%의 기적을 쓴 도로공사는 다시 한번 올라설 수 있을까.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