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이 주신 기회인 만큼 꼭 잔류하겠다.”
강원FC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수원FC가 제주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로 마무리, 결국 10위에 오르며 일단 잔류했다.
강원의 주포 이정협은 경기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주 내내 잘 준비한 만큼 경기력이 나왔고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수원 선수들이 아쉽게 강등됐는데 같은 선수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부산 시절 강등당했던 때가 생각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때 기억을 떠올려서 반드시 강등만큼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모든 선수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원은 수원과 혈전을 펼쳤다. 적지 않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살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정협을 필두로 강원 선수들은 실점 없이 경기를 치렀다. 수원 역시 강등만큼은 피해야 했기에 절실했지만 강원을 뚫지는 못했다.
이정협은 “전반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후반에도 여유를 가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급한 건 수원이었다. 그런 부분을 이용해서 후반에 더 많이 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이정협은 반드시 수원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암 투병 끝에 별세한 장인어른을 위해 K리그1 잔류라는 결과를 얻어야 했다. 지난 25일 수원FC전에선 결승골을 넣은 뒤 눈물까지 흘렸다. 그가 수원전에서 가진 마음은 쉽게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이정협은 “장인어른이 보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나의 바람대로 좋은 결과를 가지고 간 것 같다. 2경기가 남았다. 장인어른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꼭 승리해서 잔류한 다음 기분 좋게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최근 경기에서 임한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한다. K리그2라고 해도 경남, 김포 모두 좋은 팀이다. 방심하지 않고 최근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수원은 물론 강원 팬들 역시 적지 않게 찾아왔다. 강원은 구단 차원에서 무료 원정 버스를 제공, 팬들과 함께 ‘필승 강원’을 외쳤다.
이정협은 “정말 추웠는데도 많은 팬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셨다. 수원 팬들에게도 밀리지 않았을 정도였다.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고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 좋은 경기력, 그리고 희망을 보여드린 것 같다. 플레이오프 때도 많이 와주신다면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은 김포FC와 경남FC의 맞대결 승자와 6, 9일 2일 동안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