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하다면 저는 (로봇 심판이) 괜찮을 것 같다. 일관성이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박건우가 올 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박건우는 30일 NC N팀(NC 1군)의 CAMP 2(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ABS 시스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로봇 심판이라고도 불리는 ABS는 투구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볼, 스트라이크 판정을 한다.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받은 주심이 이를 외치는 형태다. KBO리그는 세계 최고 리그라 일컬어지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아직 도입되지 않은 ABS를 가장 먼저 시행하게 됐다.
박건우는 이와 관련해 먼저 “심판님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동안 바깥쪽에 볼 하나가 빠지는 것을 스트라이크 줬다면 모든 심판님들이 다 똑같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 다르다 보니 너무 헷갈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에 ABS가 땅에 원바운드 되는 공을 스트라이크 준다면 선수로서 대처하면 된다. 명확하다면 저는 괜찮을 것 같다”며 “일관성이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ABS의 도입을 반겼다.
박건우는 2009년 2차 2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1167경기에서 타율 0.326(3996타수 1303안타) 110홈런 624타점 9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78을 써냈다.
특히 그는 2023시즌 유의미한 시기를 보냈다. 130경기에서 타율 0.319(458타수 146안타) 12홈런 85타점을 올리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건우가 황금장갑을 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박건우는 “(골든글러브를 받아) 너무 행복했다. 당연히 또 타면 좋지만 제가 살면서 목표로 했던 것을 한 번 이뤘다. 이제는 잘하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처음이 어려운 것이다. 잘하면 또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그는 “골든글러브가 제일 해보고 싶었다. (손)아섭이 형처럼 타격왕도 하면 멋있고 부럽지만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저도 타격 2위는 해봤지만, (1위는) 갑자기 (도중에) 다치고 안 되더라. 하늘에서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선수 생활 남은 목표는) 솔직히 이제 많이 없다. 잘해서 선수로서의 야구 인생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준비하는게 맞는 것 같다. 기량을 잘 유지해서 조용히 길게 할 수 있는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팀 내 고참급이 된 박건우이지만, 지명타자보다는 외야 수비를 계속 나가고 싶다고. 그는 “저는 수비하는 것을 좋아한다. 매일 수비하던 사람이 안 나가고 지명타자로 나가면 대타 나가는 기분이다. 조금 안 풀리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손)아섭이 형이 지명타자를 많이 칠 것 같다. 저는 수비를 나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지난해 NC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개막 전 꼴찌 후보로 분류됐으나, 75승 2무 67패를 기록, 4위에 오르며 당당히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냈다.
가을 바람이 불자 NC는 더욱 강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2023시즌 가을야구 6연승 및 2020 한국시리즈 4차전 포함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렸다. 이는 해태 타이거즈가 1987~1988년 두 시즌에 걸쳐 작성했던 가을야구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었다. 아쉽게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많은 박수를 받을 만한 결과물이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박건우는 “저는 물론이고 다들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잘했다고 본다.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면 올해 될 것 같다”며 “좋은 선수가 빠졌지만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줄 것이라 믿는다. 저 혼자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다 같이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인천국제공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