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박신지가 2024년엔 ‘만년 유망주’의 틀을 깰 수 있을까. 긍정적인 현장 평가와 다르게 1군 마운드에만 오르면 스스로 무너진 박신지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택했다. 체질적으로 마른 몸매에서 살을 찌워 투구 힘을 기르는 변화였다. 그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의 식단을 따라 한 박신지는 헛구역질까지 하면서 7kg 증량에 성공했다.
박신지는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팀에 입단했다. 2018년 데뷔 시즌부터 1군 18경기에 등판하면서 기대감을 키운 박신지는 상무야구단에서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2022시즌 1군 29경기(61.2이닝)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 6.71 38탈삼진 40볼넷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계속 박신지의 발목을 잡았다. 박신지는 2023시즌에도 15경기(26이닝) 등판에 그쳤다.
이제 박신지도 1군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야 할 시기다. 이를 악물고 절치부심한 박신지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 결과 시드니 캠프 MVP도 박신지의 몫이 됐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박신지는 “시드니 캠프 MVP는 잘해서 받은 것보다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받고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듯싶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그때는 페이스가 너무 빨리 올라왔는데 이번엔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잘 준비되는 느낌이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의 실력이 정말 좋은데 이런 경쟁을 뚫는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신지는 체질적으로 마른 체형에서 체중 증량을 하고자 ‘오타니 식단’을 벤치마킹했다. 오타니는 과거 구속 증가를 위해 하루 7끼를 먹으면서 체중 증량과 벌크 업에 성공해 ‘오타니 식단’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박신지는 “개인적으로 올해 변화를 주기 위해서 캠프 페이스 속도뿐만 아니라 살도 많이 찌웠다. 그 덕분에 시작하는 느낌이 예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타니 선수가 하루 7끼 정도 먹은 식단을 찾아서 따라 만들어 먹었다. 운동하러 가면서 헛구역질까지도 하고 그랬다. 어느 정도 적응되면서 1개월 넘게 식단을 유지하니까 7kg까지 증량했다. 지금 체중은 82kg”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지는 1군 마운드에 오르면 불안해지는 제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밝혔다. 지난해 시즌 후반기부터는 제구 불안이 개선되는 느낌도 받았다.
박신지는 “신인 때는 생각 없이 눈앞에 타자만 생각하고 공을 던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구를 너무 신경 쓰니까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해지더라. 제구를 잡으려다 보니까 구속이 느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먼저 생각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면서 조금씩 제구도 잡히는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박신지의 입단 동기인 곽빈과 정철원, 김민규는 1군에서 굵직한 활약상을 보여줬다. 이제 박신지도 더는 이 자리에서 밀리면 안 되는 처지다.
박신지는 “해마다 선수들이 10명 이상 들어오고 반대로 나가는 게 프로의 세계다. 연차가 쌓이는데 1군에 제대로 자리 못 잡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도 팀을 나가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될 수 있지 않나. 당장 그렇게 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항상 긴장하면서 밑에 들어오는 후배들에게도 밀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신지는 미야자키 캠프 첫 연습경기 등판인 24일 소프트뱅크 2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남은 캠프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제구와 투구 흐름을 보여준다면 박신지는 올해는 분명히 다르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박신지는 “1군에서 확실히 자리 잡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느 방향에서든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 입단 뒤 오랜 기간 좋은 투구를 못 보여드려서 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죄송했다. 올해는 꼭 좋은 그림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 야구장에 찾아오시는 팬, 특히 어린이 팬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미야자키(일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