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김택연이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 타자들을 상대로도 힘으로 제압했다. NBP 홈런왕 출신인 야마카와까지 잡은 김택연의 담대함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질 정도다.
김택연은 3월 3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스폐셜 매치에 등판해 1.1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1회 말 선발 투수 곽빈이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4회 초 양의지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에 돌입한 두산은 4회 말 곧바로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2루타와 진루타로 내준 1사 3루 위기에서 이병헌이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이병헌은 중견수 희생 뜬공을 내주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이병헌이 내야 안타와 볼넷으로 다시 위기에 빠지자 두산 벤치는 김택연을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단 2구 만에 4번 타자 야마카와를 포수 파울 뜬공으로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김택연은 5회 말 마운드에도 올라 탈삼진 하나를 포함한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완벽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김택연은 지난 미야자키 캠프 두 차례 등판에 이어 이날 관중이 들어찬 NBP 1군 구장 연습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선보였다. 김택연은 상대 일본 구단들의 시선도 끌고 있다. 지난 세이부 라이온스에 등판한 김택연을 본 세이부 토요다 키요시 투수코치는 고토 고지 코치를 통해 “마지막으로 나온 투수(김택연)가 좋더라.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치고 들어오는 힘이 좋더라”는 칭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김택연은 최고 구속 152km/h와 더불어 최고 속구 회전수 2,550RPM(현지 중계 측정 기준)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해지는 강속구를 뽐내고 있다. 이날 소프트뱅크 필승 불펜 투수들의 평균 속구 RPM도 2500대로 측정됐다.
김택연의 공을 직접 받아보지 않았지만 더그아웃에서 지켜본 포수 양의지는 3일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모든 사람이 (김)택연이를 보고 공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겠나. 팀이 강해질 수 있는 투수를 구단에서 잘 뽑았다. 여기보다 더 큰 무대에 갈 수도 있을 듯싶다. 신인이지만 마무리 투수 보직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18살 투수 같지 않고 (오)승환이 형 같이 공을 그냥 들이박는데 최근 본 신인 투수들 중에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의지의 칭찬을 건네 들은 김택연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극찬이다. 오승환 선배님과 국가대표팀 때 호흡을 맞춰본 양의지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 해주신 것 자체가 더 영광스럽다. 오승환 선배님 같은 한국 야구 레전드와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과분한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을 눌러던지는 걸 많이 연습했는데 그런 부분이 속구 회전수 향상에 도움이 된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김택연은 상대 4번 타자인 야마카와와 정면승부를 펼쳐 포수 파울 뜬공을 유도하기도 했다. 김택연은 야마카와가 홈런왕 출신임을 몰랐다고 밝혔다.
김택연은 “맞더라도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 벤치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위기 상황을 막고자 열심히 던졌다. 첫 타자 때 장승현 선배님이 파울 뜬공을 잘 잡아주셔서 좋았다. 원래 계획은 6회 등판이었는데 (이)병헌이 형이랑 다음으로 등판하는 걸 미리 알고 있었기에 괜찮았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김택연은 “상대 타자를 생각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4번 타자인 건 알고 있었는데 홈런왕 출신인 건 던지고 내려와서야 들어서 알았다. 홈런왕 출신을 잡은 거니까 영광이기도 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택연은 캠프 연습경기에서 보여주는 연이은 호투에 최대한 들뜨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KBO리그 타자들과 맞대결 준비에 더 빈틈 없이 나서겠단 게 김택연의 마음가짐이다.
김택연은 “캠프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결과에 너무 들뜨려고 하지 않는다. 개막 뒤 잘하려는 과정이라고 보고 달려가는 듯싶다. 콘택트 능력, 선구안 능력 등 일본 타자들의 수준이 높았는데 KBO리그 타자들은 처음에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하루빨리 시범경기에 등판하면서 개막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후쿠오카(일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