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이는 못할 수가 없구나.”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38)은 지난해 4월 투수 김태훈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에는 2+1년 10억 원에 다년 계약 도장을 찍었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첫 다년 계약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성적이 아쉬웠다. 89경기에서 타율 0.246 2홈런 30타점에 그쳤다. 4월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가 컸지만 원했던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8월 18일 이후 1군 경기에서 볼 수 없었다.
광주동성고 졸업 후 2005 2차 2라운드 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지명을 받은 이원석은 두산 베어스, 삼성, 키움으로 오기까지 통산 1775경기에 나와 타율 0.262 1409안타 144홈런 783타점 645득점을 기록한 베테랑 중 베테랑. 어느덧 프로 19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원석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에는 참가하지 않고 2군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다가 2월 중순이 되어서야, 2차 스프링캠프지인 대만에 합류했다. 지금은 몸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
이원석은 “실전 감각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몸 상태가 괜찮은 점은 정말 다행이다. 연습경기 뛰고, 훈련하면 감각은 돌아올 것이다. 예년 시즌들에 비해 시즌이 빨리 시작하는 만큼, 투수 타이밍이나 감각을 빨리 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1루와 3루 두 포지션을 연습하고 있지만, 어느 포지션에 나가더라도 팀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내 상황이 되면 딱히 선호하는 포지션은 없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그냥 나가라는 대로 나가는 게 맞다. 고집할 나이가 아니다”라며 “물론 한 포지션에 고정이 되어 뛰면 좋겠지만, 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내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해야 하고, 경기에 안 나가는 날에는 후배들이나 팀원들이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키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1986년생인 이원석은 1985년생인 이용규에 이어 팀에서 두번째로 나이가 많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원석은 “어렸을 때는 선배들에게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또 후배들이 물어보면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한다”라며 “근데 요즘은 각자 열심히 한다. 오히려 내가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처음 왔을 때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지고, 젊은 선수들의 열정을 확인했다. 특히 (김)혜성이가 운동하는 걸 보면 ‘얘는 진짜 못할 수가 없는 선수구나. 잘해야 되는 선수구나’라는 걸 느낀다. 또 (김)휘집도 나이에 안 맞게 정말 열심히 한다. 다들 야구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 그걸 보면서 ‘나는 어릴 때 뭐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극이 생기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생긴다”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털고픈 마음이 크다. 전반기에는 그래도 75경기 타율 0.264 68안타 2홈런 25타점으로 준수했지만, 후반기에는 부상이 겹치면서 14경기 타율 0.149 7안타에 그쳤다.
이원석은 “잘 나갔을 때의 흐름을 끌고 가지 못한 게 아쉽다. 그러나 작년의 부진도 내 잘못이고, 다 내 탓이다. 올해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학강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 1년 후배 최주환과 재회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만나 너무 좋다.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학창 시절에 나와 키스톤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주환이도 이제 적응을 다 한 것 같다. 나와 주환이, 그리고 (이)형종이가 후배들을 잘 다독여가며 팀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가오슝(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