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박경수의 후계자를 찾은 것일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돌아온 내야수 천성호의 출발이 좋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지난 23일과 2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 시리즈를 모두 패했다. 1차전은 2-6, 2차전은 9회 7점을 가져왔으나 8-11로 패했다.
믿었던 클로저 박영현이 1차전에서 1.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4실점으로 흔들렸으며, 2차전 선발 엄상백도 제구 난조 속에 4이닝 6피안타 5사사구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출발이 좋지 않지만, KT 입장에서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개막 시리즈 선발 2루수로 나선 천성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숙제 중 하나인 박경수 대체자 찾기의 후보 1순위인 천성호는 두 경기 모두 2루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나쁘지 않았다. 23일 4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 24일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멀티히트에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 능력까지 보여줬다. 타율 0.625 5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250을 기록 중이다. 경기 수가 적어 별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개막 시리즈부터 유감 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격 기술을 뽐냈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실책 없이 두 경기를 마쳤다.
천성호는 진흥고-단국대 출신으로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2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천성호는 1군 통산 107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34 26안타 5타점 22득점을 기록한 후 2021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했다.
2022시즌 퓨처스리그서 81경기 타율 0.276 60안타 35타점 43득점으로 준수했으나 2023시즌 79경기에 나와 타율 0.350 104안타 44타점 69득점을 기록하며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부산 기장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천성호를 두고, 이강철 감독은 “천성호는 연습과 시합 때가 다르다. 연습 때는 진짜 이상한데, 시합 때는 컨택도 되고 잘 하더라. 한 번 지켜봐야 한다. 결론은 수비다. 우리는 땅볼 투수들이 많다. 특히 2루 쪽으로 가는 땅볼 타구가 많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이강철 감독의 말이라면, 방망이에는 소질이 있는 만큼 수비만 된다면 기회를 많이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 천성호는 주 포지션인 2루가 아니더라도 1루, 3루, 유격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쓰임새가 다양하다.
박경수도 천성호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 당시 “천성호가 상무에서 굉장히 잘하고 왔다고 들었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올 시즌에도 박경수가 더그아웃에 존재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무리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공격에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0시즌 119경기 타율 0.281 91안타 13홈런 59타점 33득점을 기록한 이후 2021시즌 118경기 타율 0.192 46안타 9홈런 33타점 24득점, 2022시즌 100경기 타율 0.120 20안타 3홈런 10타점 13득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107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00 1홈런 12타점 12득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기에 박경수도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천성호의 시즌 출발이 좋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