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투수 정철원을 2024시즌 팀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이 감독은 캠프 당시 정철원이 투구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 올리는 시간을 기다려 주겠단 뜻을 밝혔다. 최근 2년 동안 많은 투구 이닝을 소화한 정철원을 향한 배려기도 했다.
정철원은 2023시즌 중반 마무리 보직을 맡아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철원은 2023시즌 67경기(72.2이닝)에 등판해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 3.96 55탈삼진 32볼넷 WHIP 1.35를 기록했다. 전반기(피안타율 0.211/ 34탈삼진/ 18볼넷/ 평균자책 3.76)보다는 후반기(피안타율 0.278/ 21탈삼진/ 14볼넷/ 평균자책 4.22) 투구 세부 지표가 좋지 않았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났던 정철원은 “지난해 막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을 뿐이지 개인적으로 힘들거나 지쳤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여전히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 개막전에 투구 컨디션을 맞추고 있기에 캠프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마무리 보직 경험을 했던 게 정말 크다. 만약에 그런 경험 없이 마무리를 맡는다면 힘들거나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을 거다. 지난해를 경험 삼아 올 시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자신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 기대대로 정철원은 시범경기 4경기 등판(4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투구 페이스를 점차 끌어 올렸다. 정철원은 3월 23일 NC 다이노스와 창원 리그 원장 개막전에서 3대 3 동점 상황인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정철원은 사사구 3개로 내준 2사 만루 위기에서 데이비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시즌 첫 패배를 맛봤다.
하지만, 정철원은 다음 날인 24일 창원 NC전에서 6대 3으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라와 곧바로 1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와 함께 팀의 시즌 첫 승리를 깔끔하게 지켰다. 정철원은 26일 수원 KT WIZ전 8대 5로 앞선 9회 말 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세이브를 달성했다. 캠프 때 했던 약속대로 정철원은 개막전에 맞춰 자신의 구위를 확연히 끌어 올렸다.
이승엽 감독도 정철원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2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정철원 선수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고심 끝에 정철원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결정했기에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고 던져준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개막전 끝내기 패배 허용도 질책할 일이 아니라는 게 이 감독의 시선이다. 이 감독은 “개막전 때 제구력이 조금 떨어진 부분이 있었지만, 시즌 첫 등판이라 긴장했다고 생각하겠다. 마무리 투수가 가장 어려운 일을 한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지킨단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보는 사람도 힘든데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는 더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겠나. 최선을 다해 팀 승리를 지킨다는 걸 알기에 공 하나 잘못 던졌다고 질책할 수 없다”라며 목소릴 높였다.
이 감독은 개막 초반 필승조 구상을 두고 최근 투구 컨디션이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최지강-박치국-정철원 조합을 우선 가동할 전망이다. 과연 정철원이 이 감독의 굳건한 신뢰 아래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어떻게 보낼지 주목된다.
수원=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