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예은에게는 ‘쓴 약’이 될 2024년의 봄

허예은에게는 ‘쓴 약’이 될 2024년의 봄이었다.

청주 KB스타즈는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72-78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리그 1위 KB스타즈이기에 준우승이란 결과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더불어 박지수, 강이슬이라는 WKBL 최고의 원투 펀치를 보유한 만큼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허예은에게는 ‘쓴 약’이 될 2024년의 봄이었다. 사진=WKBL 제공
허예은에게는 ‘쓴 약’이 될 2024년의 봄이었다. 사진=WKBL 제공

그러나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KB스타즈의 수확이라면 허예은의 성장이었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우리은행을 상대로 매 경기 발전했고 경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허예은은 이번 4차전에서 22분 37초 출전, 12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쿼터 중반 파울 아웃되기 전까지 KB스타즈의 공격을 이끈 야전사령관이었다.

허예은의 플레이는 결점이 없었다. 작은 체구에도 엄청난 스피드, 그리고 특유의 박자 감각으로 우리은행의 철벽 수비를 무너뜨렸다. 특히 2쿼터 중반부터 펼쳐진 날카로운 림 어택은 KB스타즈가 열세였던 흐름을 바꾼 포인트였다.

3쿼터에도 허예은의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KB스타즈의 첫 6점을 모두 도왔다. 박지수에게 향한 엔트리 패스는 높이와 속도, 그리고 타이밍이 완벽했다. 우리은행의 박지수를 향한 수비가 의미 없어질 정도로 허예은의 패스는 환상적이었다.

하나, 허예은의 멋진 플레이는 오래 볼 수 없었다. 그는 전반에 이미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3쿼터 중반 스틸 과정에서 파울, 결국 퇴장당하며 코트를 떠났다.

허예은은 거대한 KB스타즈를 책임질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사진=WKBL 제공
허예은은 거대한 KB스타즈를 책임질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사진=WKBL 제공

허예은도 본인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알고 있었다. 강이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선 박지수 외 자신이 코트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파울 아웃은 치명타였다. 허예은은 곧바로 코트를 떠나지 못했고 간신히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허예은이 떠난 KB스타즈는 염윤아와 김민정이 다시 중심을 잡으며 어떻게든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박지수에게 집중된 공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이 떨어졌고 결국 우리은행의 경험에 밀려 패하고 말았다.

KB스타즈의 준우승, 허예은은 분명 다른 운명을 기대했을 테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위해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허예은에게 있어 올해 봄은 프로 커리어에 있어 가장 쓴 약이며 성장 속도를 높일 계기가 됐다.

가장 중요한 건 허예은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지수, 강이슬 원투 펀치 중 한 축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KB스타즈라는 거대한 팀을 이끌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올해의 아쉬움을 지우고 다가올 내년이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허예은은 의미 있는 2023-24시즌을 보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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