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김기동 감독은 김천상무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단체 미팅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오전 경기에 출전할 수비수, 오후엔 공격수들과 차례로 면담했다.
김 감독은 “경기 당일 선수 개별 미팅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대 전술과 공략법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서울은 김천상무를 5-1로 대파했다. 서울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일류첸코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초반부터 김천을 압도했다. 김천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상대가 우리의 패를 모두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면담 효과가 가장 컸던 건 스트라이커 일류첸코였다.
일류첸코는 김천전에서 77분을 뛰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일류첸코는 김천전 이전 K리그1 4경기에선 페널티킥으로만 1골을 기록 중이었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에겐 포항 스틸러스 시절 영상을 보여줬다”면서 “경기력이 가장 좋았던 때의 영상을 보며 더 큰 동기부여를 갖길 바랐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뒤엔 활동량에 관해 얘기했다. 일류첸코가 습관적으로 중앙에 머물더라. 포항 시절엔 넓은 활동 폭을 가져가면서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다. 가만히 서서 공을 받고자 하면 득점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일류첸코가 김천전 맹활약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거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으로 믿는다.” 김 감독의 신뢰다.
서울은 2024시즌 개막 이전부터 축구계 눈을 사로잡은 팀이다.
서울은 2023시즌을 마치고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2023시즌 FA컵 우승, K리그1 준우승, 2021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등을 이끈 바 있다.
서울은 선수 보강도 확실히 했다. 기성용, 이태석 등 구단 핵심 선수와 재계약을 맺었다. 임대생이었던 브라질 윙어 윌리안은 완전 영입했다. 서울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김 감독과 인연이 깊은 강상우,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 우측 풀백 최 준 등을 새 식구로 맞이했다.
서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진출에 이바지한 제시 린가드도 품었다. 서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린가드를 영입하면서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울은 2024시즌 초반 축구계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서울은 3월 2일 원정에서 치른 광주 FC와의 개막전에서 0-2로 졌다. 51,670명의 관중이 들어찬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올 시즌 첫 승리를 거뒀지만, 31일 강원 FC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연승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김천전은 팀에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면서 “선수들이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천전에서 이겨야 상위권에서 경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강팀이 되려면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온 힘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김 감독의 얘기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 5경기에서 2승 2무 1패(승점 8점)를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4위다.
서울은 3위 울산 현대와 승점 동률로 2위 김천상무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단독 선두 포항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서울은 김천전 승리를 계기로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울은 4월 7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2024시즌 K리그1 6라운드 대구 FC와의 대결을 벌인다. 대구는 1승 1무 3패(승점 4점)를 기록하며 강등권인 11위에 내려앉은 팀이다.
서울은 김천전 대승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서울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상암(서울)=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