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전쟁 중인데 난 어디지?” 방황하던 에이스의 자책, 부상이 발목 잡았으나…결국 최고의 별이 되었다

“다 전쟁 중인데 나 혼자 ‘여기는 어디지’라는 기분이었어요.”

대한항공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시즌 출발이 늦었다. 비시즌 국제 대회 일정을 소화한 정지석은 허리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팀도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정지석도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정지석은 지난해 12월 7일 우리카드전에 돌아왔다. 그러나 한동안 제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정지석을 교체로 밖에 쓸 수 없었다.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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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지난 1월 5일 4라운드 우리카드전부터 쭉 선발로 나섰다. 꾸준히 코트를 밟았지만 기복이 심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날도 있었고, 5라운드 우리카드전처럼 3점을 올리는 날도 있었다. 늘 트리플크라운을 기대하게 하는 정지석의 모습이 아니었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날렸다고 하더라도 정지석은 올 시즌 24경기(85세트) 192점 공격 성공률 45.68% 리시브 효율 50.10%이란 아쉬운 기록을 냈다. 1년차, 2년차 시즌을 제외, 주전급으로 올라선 2015-16시즌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OK금융그룹과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했다. 1차전 31점 공격 성공률 67.65% 리시브 효율 38.89%로 맹활약하는 등 챔프전 3경기 59점 공격 성공률 57.5% 리시브 효율 35.82%로 활약하며 대한항공의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 및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정지석은 이와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기자단 투표 31표 가운데 22표를 획득하며 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챔프전 MVP에 등극했다.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정지석은 시즌을 돌아보며 “나 홀로 스타트가 늦었다. 시즌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했다. 다 전쟁 중인데 ‘여기는 어디지’라는 기분이 들었다. 팀이 패하고 나서 ‘괜찮아, 괜찮아. 나도 빨리 몸 끌어올릴게’라고 하는 내가 한심하다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시즌 자신감이 바닥을 뚫고 있을 때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형들이 ‘몸은 준비됐다. 이제 자신감만 가지면 된다’라고 하더라. 이제 30대 시작인데 에이징 커브는 피하고 싶었고, 힘든 걸 내색하고 싶지 않았다. 이 팀에서는 (임)동혁이와 내가 에이스인데, 팀이 흔들릴까 너무 힘들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웃으며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정지석은 “기쁘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의 편을 들어줬다. 처음에 받았을 때는 요스바니가 받을 줄 알았다. 그때는 내가 뺏은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그림은 동혁이를 위한 무대였던 것 같은데 내가 뺏은 느낌이다”라고 웃었다.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에이스로서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 서는 게 익숙하다. 정규리그&챔프전 MVP를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늘 노력 중이다.

그는 “다른 팀들에게는 2등도 좋은 순위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실패다. 그래서 부담이 크다.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며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건방진 소리일 수 있지만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아본 것 같다. 나 자신이 나태해질 수 있는데, (한)선수 형이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웃음). 다음 시즌에도 5연속 통합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안산=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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