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6점으로 굴욕을 당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5경기만에 선발 출전 경기서 최악의 부진을 겪자 독일 언론들이 일제히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 커리어 최악의 위기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6일(한국시간) 독일 하이덴하임의 보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하이덴하임과의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 충격 역전패를 당했다. 1위 레버쿠젠과 승점 16점 차까지 벌어진 뮌헨의 리그 우승 가능성은 사실상 이 경기로 완전히 소멸했다.
전반까지 2-0으로 앞서던 뮌헨은 후반전에만 연거푸 3골을 실점했고, 리그 중위권 수준의 승격팀 하이덴 하임을 상대로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패배를 당했다. 지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패배 이후 2연패의 좋지 않은 흐름이다. 김민재는 이날 6경기만에 선발 복귀전을 치렀지만 후반전 2,3번째 실점에 관여하며 아쉬운 장면을 노출했고, 경기 종료 후 평점 6점이란 굴욕적인 평가에 직면하게 됐다.
독일 언론은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활약도를 평점 1점부터 5점까지로 매긴다. 1점이 가장 뛰어난 것이고 5점이 가장 떨어지는 식이다. 하지만 드물게 경기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할 정도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에게 6점을 매긴다. 김민재는 경기 종료 후 독일 유력 언론 빌트지가 매긴 뮌헨 선수들의 평점 중에 유일하게 6점을 받았다.
빌트는 거함을 침몰시킨 하이덴하임 대부분의 선수에게 1~2점을 준 반면 뮌헨 선수들에겐 득점을 올린 세르쥬 그나브리와 김민재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4~5점의 혹평세례를 했다. 김민재와 호흡을 맞춘 포백 라인의 알폰스 데이비스, 다요 우파메카노, 요슈아 키미히는 모두 5점을 받았고, 레온 고레츠카-콘라트 라이머 등 3선 미드필더도 5점의 최하점 평가를 받았다.
다른 언론들도 일제히 김민재에게 혹평을 쏟아냈다. 다른 독일 언론 TZ 역시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매기며 “하이덴하임은 오랫동안 무해했기에 빌드업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공들이 튕겨져 나왔고 후반전 2골(2,3번째 실점)을 내줬을 때 과정에서 김민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면서 “기억에 남는 건 공중볼 경합에서 패한 장면과 하이덴 하임의 클라인 딘스트와 피에링거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내줬다는 것”이라며 김민재의 이날 아쉬웠던 점은 모두 열거했다.
김민재는 이날 90분 풀타임 출전하며 118회의 볼 처티, 90%(89/99)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5번의 그라운드 경합에 성공했고 공중볼 경합도 9번 시도, 6회 성공했다.
축구 전문 통계 매체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소파스코어’는 7.7점을 부여, 그나브리(8.4)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풋몹’ 역시 골을 기록한 그나브리, 케인 다음으로 높은 7.3점을 매겼다.
전반만 해도 김민재는 후방 빌드업의 핵심 역할과 함께 지상과 공중에서의 경합을 수차례 승리로 이끌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특히 좋은 패스를 수차례 연결하며 매끄러운 공격 템포 속에서 뮌헨이 전반 2골을 넣는데 팀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전 실점 장면들이 모두 뼈아팠다. 김민재의 단독 실수로 평가하긴 어려운 장면이었지만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온 마빈 피어링거와 케빈 세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고, 동점골을 터뜨린 클라인딘스트에겐 완전히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먼저 후반 5분 만회골 실점 장면에서 김민재가 공중볼 경합을 했다. 이날 강력한 제공권을 자랑하는 하이덴하임을 상대로 뛰어난 경합 우위를 보였지만 하필이면 이 장면에선 공을 제대로 따내지 못했고 박스 안으로 공이 흘렀다. 후속 상황 김민재를 백업해야 할 우파메카노도 박스 안에서 수비에 완전히 실패하면서 결국 후반 피에링거의 패스를 받은 세사가 첫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어 1분 후 추가 실점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김민재가 전진 수비를 펼치던 상황이었다. 상대의 긴 크로스가 김민재를 넘어 뒷공간을 돌파한 클라인딘스트에게 연결됐고, 그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김민재가 판단 실수로 클라인딘스트의 움직임을 완전히 놓친 장면. 수비진의 제대로 된 백업도 나오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오롯히 김민재의 수비 실책이 됐다.
순식간에 2골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김민재도 자신의 실책을 실감한 듯 얼굴을 감싸는 등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후반 34분 역전 결승골을 내주던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이 전진 수비를 하던 과정에서 클라인딘스트가 피에링거의 패스를 받아 역습 상황 결승골을 터뜨렸다. 결국 뮌헨이 2-3으로 패하면서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 전체가 비판을 받게 된 상황이다.
경기 종료 후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두 번째 실점 장면을 언급하며 “이 수준에서 그런 실점은 없다”며 김민재 등 수비진의 수비 실책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후반 시작 직후 5분 동안 우리는 극도로 경계심이 부족했고 일대일 싸움이 너무 약해 승부를 내기 어려웠다”며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과 방심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독일 언론 아벤트차이퉁도 “김민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진지하고 깔끔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클라인딘스트의 동점골 때는 너무 수동적이었고 첫 실점 당시 공중볼 플레이도 좋지 않았다”며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이란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그간 김민재가 확고한 주전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칠 당시에도 유독 지나칠 정도의 혹평을 쏟아냈던 키커는 아예 특집기사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키커는 “오랜만에 기회를 준 투헬 감독을 크게 실망시켰다. 솔직히 이제는 김민재의 자신감이 부족한 것인지 자질이 부족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면서 아예 김민재의 자질 부족까지 거론했다.
이어 키커는 “우파메카노의 실책도 있었지만 김민재의 위치선정도 좋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장면에선 오판으로 상대 득점 선수를 놓쳤고,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좋지 못했다”면서 “김민재가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며 뮌헨에서 지금 모습들은 불안하다. 여기에선 드물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며 경기 상황과 지난해 상황을 묶어서 비판했다.
나아가 키커는 “김민재의 실책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본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앞에서 단호하게 수비하는 것이 언제 중요한지, 뒤로 물러나서 수비하는 판단은 언제 내려야하는지 등을 확실하게 내리지 못한다”면서 김민재의 수비 판단 능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키커는 이런 실수들 때문에 투헬 감독이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에릭 다이어 수비조합을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키커는 “다만, 이런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뮌헨 입단 2년만에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최초의 선수는 아닐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엄청난 수준의 경기력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김민재가 다음 시즌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선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키커를 비롯한 독일 언론들의 평가는 6경기만에 선발 출전한 선수에게 가하는 것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혹독하다. 동시에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팀 전술에 녹여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뮌헨과 김민재의 궁합이 좋지 않은 것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팀내에서 좁아진 입지에 더해 선발 복귀전서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막지 못하면서 김민재에겐 더 큰 고난이 닥쳐오게 됐다. 결국 이런 모든 혹평을 잠재우는 것은 스스로가 보여줄 반전의 경기력 뿐이다. 여러모로 험난한 김민재의 독일 이적 이후 첫 후반기 잔여일정이 될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