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장사’ 최정(37·SSG 랜더스)이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의 위업을 달성했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 경기 5회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10호 홈런으로 프로 20년차를 맞이한 최정의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이었다.
타구를 날린 직후 최정은 홈런임을 직감한 듯이 타구의 궤적을 눈으로 쫓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마음에 담았다. 비거리는 110m, 타구속도는 시속 153.3km, 발사각도는 37.5도가 나왔다. 많은 야구팬들 가운데 한 남성팬이 최정의 최다홈런 타구를 잡고 환호하기도 했다.
해당 홈런으로 최정은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현역 시절 세웠던 KBO 통산 홈런 기록(467개)을 넘어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최정이 그라운드를 돌아 더그아웃에 오자 약식 기념 행사도 열렸다.
최정이 다이아몬드를 돌고 더그아웃 앞으로 오자, 가장 먼저 한유섬이 꼭 안아주며 반겼다. 이어 더그아웃에서 이숭용 SSG 감독은 꽃목걸이를 걸어 주며 포옹했다. 선수들 역시 하이파이브로 최정의 대기록을 응원했다. SSG 주장 추신수와 롯데 주장 전준우도 잠시 경기를 멈추고 함께 축하 인사를 전하며 KBO리그의 새로운 대기록을 축하했다.
종전까지 역대 최초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갖고 있었던 최정은 해당 기록을 19시즌으로 늘리며 초유의 기록을 새롭게 써나갔다.
최정이 마침내 새로운 전설이 되기 전까지 홈런 부문 기록은 ‘라이언킹’ 이승엽의 전유물이었다. 이승엽은 2013년 6월 20일 KBO리그 통산 1위에 해당하는 352호 홈런을 때린 이후 10년 넘게 해당 기록을 계속 늘리며 2017년 은퇴 시즌까지 467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아 2년째 사령탑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음에도 여전히 최다홈런 기록은 그의 소유였다. 그리고 마침내 최정이 최다 홈런 기록을 가져왔다.
‘소년장사’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자타공인 모두가 인정하는 꾸준함이 최고의 장점이다.
SK 와이번스(05년 1차 지명)를 통해 프로에 입단한 최정은 데뷔 시즌 첫해였던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1군 무대 첫 홈런을 쳤다. 하지만 출장 기회가 적었던 데뷔 첫해는 바로 그 홈런 1개에 그쳤다. 그러나 이듬해 12개의 홈런을 기록한 후 올해까지 19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꾸준함의 상징이 됐다.
연속 시즌 20홈런도 201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8년 연속 이어오고 있다. 만약 최정이 올해에도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 9년 연속 20홈런의 박병호(KT)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단일 시즌 폭발력도 뛰어났다. 2016년(40홈런), 2017년(46홈런), 2021년(35홈런) 총 세 차례 홈런 1위에 올랐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 이제 40대를 향해가는 현재도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해 최정은 29홈런으로 노시환(한화, 31개)에 이어 KBO리그 홈런 부문 2위에 올랐다. 또한 최정은 2016년 개인 통산 첫 40홈런 이상(40홈런) 고지를 밟으며 생애 첫 홈런 1위 타이틀(공동)을 거머쥐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기록한 가장 적은 홈런을 때린 것이 2022년의 26홈런일 정도로 매 시즌 많은 홈런을 쏘아올렸다. 20대보다 오히려 30대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좀처럼 전성기가 꺾일 줄 모르는 최정이다.
최정은 KBO리그에서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한 5명의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17년 4월 8일 문학 NC전 5타석 4홈런을 달성했다.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은 역대 6차례, 두 번의 연타석 홈런은 역대 2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최다 홈런 경신에 이어 올 시즌 벌써 21경기만에 10홈런을 때려내면서 2024시즌 내 500홈런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468홈런을 기록 중인데 32개를 시즌 내에 더 추가한다면 초유의 500홈런 고지도 밟게 된다. 현재 페이스로는 충분히 가능한 숫자다.
숙명과 같은 사구로 인해 기록 경신이 멈춰설 뻔했다. 지난 16일 KIA와의 인천 홈 경기에서 9회말 짜릿한 동점포를 쏘아 올리며 마침내 이승엽 감독과 나란히 KBO리그 최다홈런 타이 기록의 새 역사가 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17일 KIA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의 공에 맞았다. 당초 오진으로 인해 미세골절 진단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훌훌 털어내고 2,185경기-8972타석만에 마침내 역사적인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의 홈런 역사 그 자체가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