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멋진 경험을 할 기회를 놓쳤다.
샌프란시스코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있는 릭우드필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특별 경기를 치렀다.
릭우드필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으로, 니그로리그팀인 버밍엄 블랙 배론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이곳은 최근 영면한 샌프란시스코 레전드 윌리 메이스가 선수 생활을 시작한 구장이기도 하다.
‘니그로리그에 대한 헌사’를 주제로 열린 이날 경기 양 팀은 니그로리그 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시 라이온즈와 세인트루이스 스타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했다.
메이저리그는 이날 경기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신경썼다. 경기장 수동 전광판 시계는 메이스가 블랙 배론스 시절 사용한 등번호 8번과 자이언츠 시절 사용한 24번을 기념하기 위해 8시 24분으로 고정됐다.
이날 경기에 참가한 심판진 네 명-앨런 포터, 아드리안 존슨, 말라치 무어, CB 버크너-은 모두 흑인으로 구성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언제 다시올지 모르는 특별한 기회였지만, 이정후는 불의의 부상으로 이 경기를 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달초 어깨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현재 재활중이다.
이 경기를 놓친 선수는 또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흑인 선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날 경기를 뛰지 못했다.
대신 그는 경기전 라인업카드를 교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자이언츠 구단은 이날 게임노트를 통해 리그 사무국에 이날 경기에 한해 특별히 웨이드 주니어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켜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웨이드는 이날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허용될 거라 생각했다.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이를 위해 힘을 많이 써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규정은 규정이니 따라야 하지만, 오늘같은 경우라면 예외를 둬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메이저리그가 다른 상황에서는 예외를 적용한 경우가 많았던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우익수로 출전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할아버지 칼 야스트렘스키와 아버지 칼 마이클 야스트렘스키 주니어가 뛰었던 구장에서 경기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칼 야스트렘스키는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 시절은 1971년 이곳에서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를 가졌고, 아버지 칼 마이클 야스트렘스키는 화이트삭스 마이너리그 선수 시절인 1986년 더블A 버밍엄 소속으로 이 경기장을 사용했다.
야스트렘스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뭔가 이유가 있어서 여기까지 온 기분이다. 소중하게 생각할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 경기장에서 뛰는 소감을 전했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