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이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은 데이비슨은 우투우타 내야 자원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5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도 총 226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호쾌한 장타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2023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절 역시 타율은 0.210에 그쳤지만 19개의 홈런과 44타점을 올리며 타고난 힘을 과시했다.
KBO리그에서도 데이비슨의 활약은 이어졌다. 시즌 초 다소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곧 중심 타자로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구단에서 배포한 스카우팅 리포트로 공부한 것은 물론, 자신만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따로 만드는 등 부단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그렇게 데이비슨은 올해 131경기에서 타율 0.306(504타수 154안타) 46홈런 119타점 장타율 0.633 OPS(출루율+장타율) 1.003을 써냈다. 올 시즌 홈런 1위, 타점 2위, 장타율 2위에 올랐으며, 지난 2016시즌 에릭 테임즈 이후 8년 만의 NC 소속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뿐만 아니라 그는 2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NC 팀 내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과 KBO리그 외국인 선수 기준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우는 등 꾸준함과 폭발력까지 보여줬다.
이에 NC는 지난달 28일 데이비슨을 다년 계약으로 붙잡아 두는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2년(1+1) 계약이며, 조건은 2025년 총액 150만 달러(보장 12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2026년 총액 170만 달러(보장 130만 달러, 옵션 40만 달러)다. 2025시즌 종료 시 구단이 계약 연장에 대한 팀 옵션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계약이라 볼 수 있다. 우선 NC 입장에서는 검증이 끝난 데이비슨을 최대 2년 간 적절한 가격에 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사실상 미국, 일본에 가기 어려운 데이비슨 역시 활약만 이어간다면 총 320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임선남 NC 단장은 “데이비슨은 팀의 중심 타자로 창원NC파크의 담장을 가장 많이 넘긴 선수이다. 2024시즌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하며 본인의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한 게임 체인저였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을 이끌어 주며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리그 적응을 완전히 마친 데이비슨이 내년 중심타선에서 보여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데이비슨은 “NC와 계속해서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창원의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비 시즌 기간 준비 잘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 시즌 달성하지 못했던 50홈런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 새로운 감독님과 만날 수 있어 기대되고 이호준 감독님을 도와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워낙 올 한 해 큰 존재감을 보인 데이비슨이기에 자연스레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단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오스틴 딘(LG 트윈스), 양석환(두산 베어스), 나승엽(롯데 자이언츠), 최주환(키움 히어로즈) 등이 후보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역시 가장 난적은 오스틴이다.
지난해 139경기에서 타율 0.313(520타수 163안타) 23홈런 95타점 OPS 0.893을 기록, LG 외국인 선수 최초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오스틴은 올해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 132타점을 올렸다. 타점 1위이자, LG 구단 첫 단일 시즌 30홈런-100타점을 작성한 타자가 됐다. 여기에 2018년 채은성(현 한화 이글스), 2020년 김현수(이상 119타점)가 가지고 있던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까지 경신한 오스틴이다.
데이비슨에게도 홈런왕이라는 확실한 타이틀이 있지만, 역대 홈런왕이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사례도 몇 차례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먼저 1998년 OB 유니폼을 입고 42홈런을 친 타이론 우즈가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 현 두산 감독에게 밀렸다. 2004년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소속으로 4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긴 박경완은 홍성흔(당시 두산)에게 골든글러브를 내줬으며, 2015년 히어로즈에서 53홈런을 쏘아올린 박병호(현 삼성)도 테임즈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과연 2024년 맹활약을 펼친 데이비슨은 황금장갑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한편 1루수를 비롯해 각 포지션별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