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승을 질주중인 대전 정관장 레드스파이크, 부담감이라는 또 다른 적과 싸우고 있다.
정관장은 지난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원정경기 세트스코어 3-2(21-25/29-27/23-25/25-18/15-13)로 이겼다.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주고 2세트도 19-24로 뒤지면서 이렇게 연승이 끊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후 5연속 득점으로 24-24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2세트를 가져갔다. 이후 4, 5세트를 연달아 이기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관장의 12연승은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이며, V-리그 여자부 역사를 통틀어 공동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21-22시즌 도로공사와 현대건설, 2015-16시즌 IBK기업은행이 이같은 연승 기록을 세웠다. 현재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은 현대건설이 2021-22시즌과 2022-23시즌 세운 15연승이다.
이기는 것을 싫어할 팀은 없다. 그러나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22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승의 피로감이 분명히 있다”며 이에 대한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부담감은 아닌데, 계속 이기다 보니 계속 이겨야 하고, 안 이기면 뭔가 큰일날 거 같은 그런 것이 심적으로 답답한 것이 있다. 경기를 지더라도 다음에 이기면 되는데 이거는 우리가 안 이기면 뭔가 큰일이 날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선수들은 어떤 생각일까? 팀의 주전 아포짓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긴장감이나 압박감은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하면서 이기다 보면 (연승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며 생각을 전했다.
팀 동료 반야 부키리치는 “부담감은 언제나 존재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나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앞에 앉은 두 선수의 모습에서는 부담이나 압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순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메가는 “작년 경험이 있기에 1위로 치고 올라가는게 편하다”고 말하는 반면 부키리치는 “경기를 기다리는 것이 싫다. 리듬을 잃고싶지 않다”며 2위가 더 낫다며 다른 생각을 전했다. 서로의 생각이 엇갈리자 두 선수는 투닥거리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즐기며 부담감을 달래고 있는 모습이었다. 메가는 “등수를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해내다보면 등수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임할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 감독도 “한 경기 한 경기 생각하다보면 기록은 쌓이는 거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또 이런 것을 느껴보겠는가? 지금은 즐기겠다. 즐기면서 선수들과 한 경기 한 경기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