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발언은) 야구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안우진의 대표팀 발탁은) 야구계 전체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소신 발언에 류지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화답했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이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했다. 류 감독은 최근 ‘야구 강국’으로 급부상한 대만 등 경쟁국의 전력을 탐색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이미 본선 진출권을 따낸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지현 감독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이정후의 이야기가 매우 고마웠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WBC에 적극적인 의지와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하는 이정후는 최근 인터뷰에서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라며 “대표팀은 실력이 되는 한 계속 가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특히 그는 “작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보니 세대교체가 다 됐더라.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며 “중심을 잡을 선배도 필요하고, 투지 넘치는 젊은 선수도 필요하다. 우리도 지금부터 준비 잘해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 야구는 최근 분명한 위기에 몰려 있었다. 2013 WBC, 2017 WBC에서 연달아 1라운드 탈락했고,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도 노메달(4위)의 수모를 겪었다. 이후 2023 WBC에서도 1라운드에서 탈락하자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로 이를 타개하고자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각각 우승, 준우승을 달성하며 소기의 성과도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 작업의 마지막 과정으로 여겼던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예선 탈락하며 다시 한 번 세계와의 격차를 확인했다. 내년 3월 진행되는 WBC의 위상 및 난이도가 다른 대회들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지만, 대표팀에게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WBC는 더 이상 세대교체 과정이 아닌 그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무대인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신 발언을 한 이정후에게 사령탑은 공감을 표하며 대표팀 구성에서 더 이상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2025시즌 성적을 기준점으로 뽑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류지현 감독은 “2023 WBC 이후 아시안게임, APBC 등에는 나이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작년 프리미어12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일부 고사했던 이유가 있다”며 “WBC는 (나이 제한을 두거나 젊은 선수 위주로 선발할)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이정후도 그렇고,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나 김광현(SSG랜더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데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런 메시지를 낸다는 것은 2026 WBC에 모두가 힘을 합치겠다는 뜻이다. 야구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류 감독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은 안우진은 불 같은 강속구가 강점인 우완투수다. 2023시즌까지 통산 156경기(620이닝)에서 43승 35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써냈고,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다. 전역은 올해 9월로 예정돼 있다.
안우진은 2022시즌 30경기(196이닝)에 출격해 15승 8패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로 맹활약했지만, 2023 WBC에 나서지 못했다. 실력만큼은 KBO리그 최고로 평가받았지만, 고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등의 논란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은 안우진은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지만,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에는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반대 여론이 컸고, 결국 안우진은 2023 WBC에 출격하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은 ‘안우진 관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풀어주실래요”라며 반문한 뒤 “KBO리그에 9월 복귀로 알고 있다. 준비를 잘하고 있는 영상을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먼저 야구계 전체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은 물론 팬들이나 언론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이야기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