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결론, ‘정몽규 회장이 한국 축구의 미래다’ [MK초점]

축구계가 내린 결론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한국 축구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에 성공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에 성공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당선증을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이근승 기자
당선증을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이근승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신문선(사진 맨 왼쪽부터), 정몽규, 허정무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신문선(사진 맨 왼쪽부터), 정몽규, 허정무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2023년 3월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일어난 승부조작범 포함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및 철회, 독일, 미국 등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및 실패,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 등의 문제가 쌓이고 쌓인 까닭이었다.

지난해 7월 29일부턴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섰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 축구협회에서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를 확인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임직원 16명의 문책을 요구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 코리아컵 결승전 선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 코리아컵 결승전 선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의 수장은 바뀌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정몽규 회장은 16년간 축구협회를 이끈다. 정몽준(1993~2009년) 아산정책연구원 명예 이사장과 역대 최장수 축구협회장으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정몽규 회장은 2월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쳤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엔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참가했다. 정몽규 회장은 156표를 받았다. 결선투표가 필요 없는 85% 압도적인 지지였다. 허정무 후보는 15표, 신문선 후보는 11표에 그쳤다. 무효표는 1표가 있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축구계는 정몽규 회장의 승리를 확신했다.

일각에선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처럼 이변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갈수록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이 유력해졌다. 축구계에선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같은 이변은 기적 중에서도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회장은 이번 선거에 뛰어든 후보 가운데 가장 어렸다.

정몽규 회장은 1962년생으로 올해로 63세다. 1955년생인 허정무 후보는 70세, 1958년생인 신문선 후보는 66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수 있다.

축구계는 새로운 바람을 바랐다.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공약, 실천 의지 등이 뒷받침된다면, 축구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을 향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줄 만한 공약이나 행정가로서의 업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게 축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체육계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당선 요인으로 그의 일관된 삶을 꼽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공약, 체육계 변화 의지를 그의 삶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승민 회장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은퇴 후엔 지도자 생활을 했다.

유승민 회장은 선수 시절 명성만으로 안정된 삶을 살지 않았다.

유승민 회장은 한국인으론 두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에 도전해 목표를 이뤘다. 체육계가 ‘인지도가 부족해 힘들 것’이라고 했던 전망을 발로 뛰며 뒤집었다.

유승민 회장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IOC 선수 위원으로 뽑혀 8년 동안 활동했다.

유승민 회장은 명예직인 재단법인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이사장, 대한탁구협회장 등도 경험했다.

43살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뛰어들어서도 늘 그래왔듯이 발로 뛰어 이변을 연출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축구협회장 선거는 달랐다.

모든 후보가 비슷하게 뛰었다. 정몽규 회장이 제시한 비전을 뛰어넘을 만한 공약도 없었다.

K리그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축구협회장 선거 초반부터 정몽규 회장의 압도적인 승리가 감지된 건 아니었다. 변화를 향한 열망,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몽규 회장의 압도적인 승리로 기울었다. 축구계에선 오직 정몽규 회장 비판에 힘을 실은 다른 후보들에게 실망감이 컸다. 이번 선거 기간 정몽규 회장이 현장을 누비며 축구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 이상으로 현장을 누비며 축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보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냉정하게 행정 능력, 공약,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해 봤을 때 정몽규 회장이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 A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지성 선배가 축구협회를 전면으로 비판한 때가 있었다. 우린 혹시 하는 마음으로 변화의 바람을 기대했다. 하지만, 박지성 선배가 말했듯이 ‘말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는 것만 확인했다. 2030 축구인이 만나면 이번에 나온 후보들이 그땐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공약, 소통 등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진심이 전해졌다면, 선거 전 적어도 영향력 있는 축구인들의 지지 선언이 있지 않았겠나. 후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를 보면서도 정몽규 회장의 4선을 확신했다. 적어도 우리 주변엔 정몽규 회장의 4선을 예상하지 못한 이는 없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제시한 핵심 공약 12가지. 사진=이근승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제시한 핵심 공약 12가지. 사진=이근승 기자

정몽규 회장은 당장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이 4선에 성공한 뒤 “법원이 정몽규 회장에 대한 징계를 정지해 놓은 상태여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도 “우리가 항소한 상태로 결과에 따라 조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21일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임직원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난 11일 축구협회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문체부가 법원에 항소를 결정하면서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서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가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몽규 회장은 당선증을 받아 든 뒤 “어떻게 대처할지 그 방향에 대해선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축구협회는 변화할 수 있을까.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참여한 한 축구인은 “정몽규 회장은 4선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라며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렇다. 축구계는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 선거에서 축구계 ‘변화’를 주도할 만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문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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