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파뇨와 친해질 수 있을까.
한동안 SNS에서는 ‘이탈리아 사람 괴롭히기’라는 콘텐츠가 유행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국의 문화, 음식 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파스타, 피자, 커피 등 이탈리아 사람들만의 지조가 있다. 가령, 스파게티를 부수지 않고 삶거나, 피자 위에 과한 토핑을 올리지 않는다거나,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 먹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번 시즌 전북현대에 합류한 이탈리아 출신 장신 공격수 콤파뇨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전북은 구단 SNS를 통해 ‘콤파뇨와 친해지기’라는 숏폼 콘텐츠를 시리즈물로 게재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1편은 <아메리카노>로 수비수 홍정호가 콤파뇨 앞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콤파뇨는 불편한 표정으로 홍정호를 바라보며 이해 못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2편은 <피자>다. 수문장 송범근이 콤파뇨와 함께 피자를 먹는 콘셉트인데, 송범근이 준비한 피자는 다름이 아닌 ‘하와이안 피자’. 기대에 부풀었던 콤파뇨는 하와이안 피자를 바라보는 순간 절망하는 모습이다. 3편은 <스파케티>다. 공격수 이승우와 전진우가 스파게티를 콤파뇨 앞에서 삶는 과정에서 면을 반으로 쪼개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콤파뇨는 부서지는 면과 함께 마음이 찢어지는 모습이다.
해당 시리즈는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일부 팬들은 콤파뇨를 걱정하면서도, 계속해서 표정에서 진심이 보이는 콤파뇨의 연기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일부 팬은 복수를 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콤파뇨는 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콤파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와이안 피자, 스파게티면 쪼개기에 대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와이안 피자는 먹지 못할 것이다. 만약 먹는 순간 다시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라고 진심을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콘텐츠다. 동료들이 특히 스파게티를 쪼개서 삶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팀을 위해서 해당 영상을 찍었지만, 속으로 유쾌하지 않았다. 나는 그러지 않는다. 영상이니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일부 팬들은 ‘쌈 베어 먹기’, ‘비빔밥 비비지 않고 그대로 떠먹기’ 등 복수 콘텐츠를 제안했다. 그러나 콤파뇨는 “복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콤파뇨는 오랜 기간 이탈리아를 떠나 생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루마니아로 리그로 향한 뒤 지난해에는 중국 톈진 진먼후에서 활약하다 올해 전북으로 이적했다. 앞서 다양한 문화를 겪은 만큼 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이다. 콤파뇨는 “이탈리아를 떠난 지 6년 정도 되어가고 있다. 이적할 때마다 그 나라의 환경, 날씨, 문화 등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잘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파스타에 소금을 넣지 않는다. 이탈리에서는 조리하는 과정에서 소금을 넣는다. 또, 한국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흔하게 즐긴다.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콤파뇨와 친해지기’는 구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찍었다. 팬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 즐겁게 바라봐주시길 바란다”라며, 갈수록 느는 연기력에 대해서는 “어색했다. 스스로 연기에 대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이 즐거웠다면 그만이다”라고 했다.
콤파뇨는 전북의 새로운 해결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할 예정이다. 이적 후 강력한 헤더골을 선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시즌 리그 3골을 기록 중이다. 콤파뇨는 스트라이커로서 부담감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항상 골을 넣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항상 그런 마음이 있어야 팀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계속해서 득점에 대한 부담감을 즐기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지난 5일 전북은 선두 대전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리그 첫 2연승을 달리며 4위에 안착했다. 콤파뇨는 득점을 못 했지만 팀의 승리를 반겼다. 그는 “내가 득점하지 못했다고 실망스럽지 않다. 축구는 팀 스포츠. 팀이 이기는 것이 먼저다. 오늘 득점하지 못했지만, 직전 경기(FC안양전)에서 골 맛을 봤다. 오늘은 스트라이커로서 다른 선수들을 도울 수 있었기에 괜찮다”라고 흡족했다.
[대전=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