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향한 춘천시의 반박 “협의 시작 시점 언론 통한 압박에 나선 점 받아들이기 어려워”···“향후 논의는 원칙, 상생 관점에서 이뤄져야”

춘천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개최와 관련한 강원 FC 주장을 반박했다.

춘천시는 4월 18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춘천시에 따르면 강원은 3월 28일 ACL 홈경기 개최 의사를 춘천시에 타진하며, K리그1 정규리그와 동일한 수준의 지원금 지급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춘천시는 4월 2일 시설 여건 등을 고려해 ‘개최 불가’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사진=춘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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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4월 9일 다시 한 번 개최 의사를 타진했고, 춘천시는 4월 14일 실무 협의를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개최 계획 자료를 요청했다.

정운호 춘천시 기획행정국장은 “아직 실 협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이 4월 15일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은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며 “4월 16일 실질적인 협의를 막 시작한 시점에서 다음날 바로 언론을 통한 압박에 나선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도 K리그 춘천 개최 배제를 구단주 보고까지 거론한 것은 협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연간 7억 2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원의 K리그1 홈경기를 유치하고 있다. ACL 개최를 위한 추가 비용에 대해선 행정적인 절차 문제가 있다. 반드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지자체의 입장을 핑계라고까지 표현했다”고 했다.

정 국장은 덧붙여 “ACL 홈경기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면, 같은 경기장을 쓰는 구단(춘천시민축구단)의 일정 조정도 필연적인 협의 사항이다. 강원은 이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오히려 ACL 개최 필요성을 앞세워 지자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춘천시는 ACL 유치 협의를 위한 경기 일정 협의, 개최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예산 편성 가능성 등 현실적 제약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정 국장은 “실무 협의가 재개되면 책임 있게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향후 논의는 원칙과 상생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춘천시 브리핑 전문이다.

사진=춘천시 제공
사진=춘천시 제공

존경하는 춘천시민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춘천시 기획행정국장 정운호입니다.

4월 17일 ACL 홈경기 개최지 관련 김병지 강원특별자치도민프로축구단 대표이사의 기자회견 및 오늘 배포한 구단의 반박자료에 대한 춘천시의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춘천시는 3월 28일 강원으로부터 한 장 분량의 문서를 받았습니다. 그 내용은 ACL 개최 의사 회신과 K리그 개최와 동일한 지원금 지급을 내용으로 춘천시에 4월 2일까지 서면으로 회신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4월 2일 춘천시 개최 여건이 불가함을 회신한 후에도 4월 9일 강원이 개최 의사를 재차 타진, 11일까지 다시 회신 요청에 따라 춘천시는 구단의 구체적인 계획과 대책을 듣기 위하여 4월 14일 실무적인 논의를 먼저 제안하였습니다.

실무협의 개최 전 15일경 강원은 김병지 대표의 17일 기자회견 일정을 공지하였습니다.

첫 실무협의 다음 날, 김병지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강원의 ACL 홈경기 개최지 선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춘천시에 전가하였습니다. 춘천시는 역으로 강원이 ACL 개최 협의에 진실하게 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강릉 개최가 최종적으로 불가 판정을 받은 후에야 춘천의 의사를 파악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강원은 촉박한 검토 일정, 재정 압박에 처한 춘천시에 일방적인 압력도 당연한 듯이 행사하였습니다.

춘천시는 강원에 연간 7억 2천만 원의 K리그 홈경기 개최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갑작스럽게 수억 원의 개최 비용을 요청받은 지방자치단체의 난처한 상황을 ‘핑계’로 치부했고, 관중 수, 시즌권 판매량을 타지역과 비교하며 ACL 협의와 관계없는 부분까지 동원하는 언행으로 그간 강원 붐 조성과 도민구단 응원에 힘써온 춘천시와 춘천시민의 노력을 폄훼하였습니다.

사진=춘천시 제공
사진=춘천시 제공

2017년 홈구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강원에 춘천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을 내어준 것은 춘천시민이었습니다.

이후 수년 간, 팬데믹을 겪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원을 꾸준히 응원해 온 춘천시민들에게 김병지 대표는 사과하여야 합니다. K리그 춘천 홈경기를 일종의 협상 조건으로 내걸어 ACL 협의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강원은 지자체와의 대화보다는 시민과 축구 팬을 볼모로 잡는 방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K리그 홈경기 일정 조정에는 ‘구단은 조정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뒷짐 지고 있던 그동안의 태도와 달리 구단주에게 보고하겠다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입니다.

도민화합을 최고의 가치로 표방하는 강원은 구단의 정체성을 스스로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춘천시와 강원이 ACL 개최 협의의 첫걸음을 내디딘 지 하루 만에 실무협의에 찬물을 끼얹는 강원의 방식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그러나 춘천시는 춘천시민과 강원도민,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하여 난국에 처한 ACL 개최에 책임감을 가지고 협의에 임하고 있습니다.

춘천시는 K리그와 ACL을 무기처럼 휘두르는 강원의 게임 논리에 동요하지 않고 공평과 존중을 기조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하겠습니다.

춘천시는 ACL 개최를 비롯한 모든 실질적 협의에 성실히 임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일방적 압박이 아닌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강원은 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 대신, 정제된 표현과 실질 협의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구단주로서 이 사안에 대한 중재와 조정의 책임 있는 역할을 즉각 수행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춘천시는 언제든 협상을 위한 실무회의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필요한 조건과 일정에 대해서도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를 환영합니다.

강원도에서 처음 열리는 ACL 경기를 AFC로부터 실제로 유치할 수 있도록 춘천시는 감정이 아닌 원칙과 상생의 자세로 이 사안에 임할 것입니다. 도민과 팬이 분열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이해당사자가 책임 있는 태도로 협의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다음은 브리핑 후 진행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다.

사진=춘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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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춘천시의 개최 의사는 분명한가.

재정 여건, 시설 개선, 하반기 일정 등이 연관된 상황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춘천시가 강원에 실무회의를 먼저 제안했다. 개최와 관련한 의지는 분명히 보여줬다.

Q. 시설 개선은 언제로 계획하고 있었나.

상반기에 개최하는 강원 춘천 홈경기가 끝난 후로 계획했다. 시설 개선 지연에 따라 감수해야 하는 부담에 대한 것도 실무 협의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Q. 강원이 시설 개선을 요청했나. 시설 개선과 관련한 상·하반기 경기 일정은 어떻게 되나.

강원에서도 요청했던 시설 개선에 대해 많은 부분 추진했다. 춘천시는 2025년 상반기 시설 공사 후 하반기 홈경기 개최를 요청하였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ACL은 강릉시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협약이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개최가 불가하게 된 이후 춘천시에 의사를 타진했다. 실무 협의에서 또다시 영향받을 수 있는 춘천시 시설 개선 일정에 대하여 차기 홈경기 하반기 개최 가능 여부를 요청하였으나 부대표, 단장 등 강원 측 참석자로부터는 ‘구단은 권한이 없고 관여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Q. 홈경기 일정에 대하여 강릉시와 논의한 적이 있나.

홈경기 일정은 하반기에 논의할 예정이다.

Q. 구단과의 협약 내용은?

춘천시와 강원의 협약엔 ACL에 관한 부분은 없다. 홈에서 치르는 K리그1 9경기를 춘천에서 개최함을 정하고 있다.

Q. “춘천에서 K리그를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김병지 대표의 주장에 대한 의견이 있나.

김병지 대표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춘천시민이 강원에 보여준 응원과 관심을 타지역과 비교하는 발언에 대하여도 시민들이 크게 실망하였을 것이다.

Q. ACL 관련 공문 내용은 무엇인가.

춘천시는 구단의 ACL 홈경기 개최 의사 회신 요청에 대하여 ‘시설 여건상 개최가 불가함’을 4월 2일 회신했다. 4월 9일 강원이 개최 의사를 재차 타진하며 ‘개최 불가 여부는 AFC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의사를 타진하기 전 실무적으로 춘천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보완이 가능한 것인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Q. ACL 홈경기 개최 시 강원에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은?

K리그1 홈경기와 동일하게 1경기당 8천만 원이다. ACL에 참가했던 다른 구단의 사례를 보면 개최에 필요한 비용은 원래 구단이 부담하는 것으로 보인다.

Q. 강원이 실무협의에 다시 임하기 전까지 춘천시의 입장은 어떻게 되나.

김병지 대표가 ‘K리그 홈경기를 춘천에서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까지 발표했다.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이다. 춘천시는 책임감을 갖고 ACL 관련 협의에 임할 예정이다.

Q. 육동한 춘천시장과 김병지 대표의 만남 가능성이 있나.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선행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정확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Q. 춘천시는 최초 ACL 홈경기 개최가 불가했으나 협의 단계가지 온 것은?

춘천시의 여건은 여러모로 개최가 불가한 상황이다. 개최 의사 회신 여부에 앞서 대책, 계획 등이 있다면 함께 모색하고 논의해 보는 것이 적정한 절차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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