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이) 엉엉 울고 있더라. 팬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팬들을 향해 간곡히 부탁했다. 선수들에게 질책보다는 격려를 해달라는 이야기였다.
염 감독이 이끄는 LG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와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LG는 투수 송승기와 더불어 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박동원(지명타자)-문성주(우익수)-천성호(3루수)-구본혁(유격수)-이주헌(포수)-박해민(중견수)으로 꾸려진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문보경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문보경은 27일 잠실 KIA전에서 웃지 못했다. 4회초와 5회초 두 차례나 실책을 범했으며,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친 까닭이었다. 그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이) 엉엉 울고 있더라. 자기 때문에 지는 것 같았는데, 이길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든 것 같다. 동시에 마지막 타석에서 뭔가 해결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지면 동료들, 팀에게 피해를 준다 생각했던 것 같다. 점수가 나니 여러가지 설움이 북받친 것 같다. (김)현수가 계속 놀리더라”라고 껄껄 웃었다.
이어 “내가 울지 말라고 눈물 닦아줬다. ‘우리 팀의 기둥이 이러면 야구가 돌아가겠냐’ 했다.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문)보경이가 이기는 게임에서 영향력을 훨씬 많이 발휘했다. 지금 우리가 이 순위를 지키는데 역할이 굉장히 컸다. 치고 못 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멘탈적으로 좀 힘들어한다. 내일(29일) 나갈 것이다. 오늘 후반에도 여유있는 상황에 나갈 수 있다. 시작만 쉬게 해 주는 개념이다. 멘탈적으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령탑은 팬들을 향해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가급적이면 선수들에게 비판보다는 격려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염 감독은 “팬 분들께도 부탁드리고 싶다. 우리가 키워야 될 선수들, 육성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질책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물론 화도 나시겠지만, 스태프와 같은 마음, 같이 육성한다는 느낌으로 격려해주신다면 선수들이 커가는 것과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또 하나는 가족들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저도 경험해 봤지만, 정말 참기 힘들다. 그것은 팬 분들도 똑같을 것이다. 세상 살아가는데 가장인 나로 인해 내 가족이 타인에게 공격을 받고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아니라 생각하실 것이다. 똑같을 것이다.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