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승률 최하위로 떨어진 KIA 타이거즈가 가을 야구 경쟁의 자격을 잃었다.
디펜딩 챔프의 몰락이 믿기 힘든 수준이다. KIA는 9일 경기 전 현재 58승 4무 64패 승률 0.475의 성적으로 리그 8위로 떨어져 있다. 5위 KT 위즈와 경기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져 있다. 시즌 후반부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쉽게 뒤집기 힘든 격차다.
물론 현실적으로 뒤집기 힘든 수준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가을야구 경쟁 상대인 4위 삼성과는 맞대결이 3경기 남아 있다. 하지만 KT와는 이미 15경기를 치렀기에 잔여 경기 일정이 단 1경기 밖에 남지 않아 맞대결 승부를 통한 뒤집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KIA 스스로 후반기 몰락하면서 시즌 막바지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동력을 잃었다. 부상자들의 속출로 힘든 시즌 초반을 보냈던 KIA는 지난 6월 월간 승률 1위에 해당하는 15승 2무 7패(승률 0.682)의 성적을 올리며 확실한 반등 흐름을 탔었다.
전반기를 4위로 마칠 때 까지만 해도 부상자들이 더 돌아오는 후반기 KIA의 대반격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드디어 디펜딩 챔피언이 위용을 보여줄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 KIA는 추락을 거듭했다. 7월을 승률 0.333(6승 1무 12패)로 마치더니, 8월에도 10승 14패(승률 0.417)에 그쳤다. 9월에도 1승 3패로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KIA의 후반기 승률은 독보적인 리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보다 떨어지는 기간 최하위다.
후반기 시작 이후 KIA는 38경기서 13승 1무 24패 승률 0.351에 그쳤다. 9위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20승 3무 16패 승률 0.556으로 확실히 뒷심을 보여주고 있고 선두 LG 트윈스가 30승 1무 9패로 승률 1위를 굳혀가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시즌 도중 KIA는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퓨처스팀의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함평 타이거즈’의 반등이란 희망을 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 마운드가 무너지고 공격력도 기복이 크다. 실책 역시 107개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최고의 강점이었던 최강 공격력과 탄탄한 마운드와 수비라는 장점이 전혀 발휘되지 못하면서 후반기 KIA는 전형적인 연패 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한동안 연패에 빠진 이후 잠깐 몇 경기 반짝 하다가 다시 반복해서 연패 수렁으로 빠져드는 패턴이다. 승리한 경기와 패배한 경기의 경기력 편차도 크고 질 때는 무기력하게 패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대전 원정에서 한화 이글스에 3-21이란 기록적인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후반기 평균자책 5.88로 리그 9위로 떨어져 있는 불펜은 물론, 선발진도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 외에는 후반기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다.
후반기 KIA의 팀 타선은 50개의 홈런을 날리며 겉으로는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0.228에 그치고 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나 다득점 경기에선 화끈하게 터지지만 승부처 접전이나 상대가 강력한 마운드일 경우에는 무수히 많은 잔루를 쏟아내고 있다.
결국 KIA의 후반기 부진은 단순히 시즌 내내 이어진 부상 선수들의 발생, 불펜 과부하 등에 따른 마운드 붕괴만이 원인이 아니란 뜻이다. 완벽한 시즌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기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은 단순히 불운이나 안타까운 사고로 설명할 수 없다.
KIA는 과연 디펜딩챔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9일부터 11일까지 가을야구 경쟁팀인 삼성(2연전)과 롯데를 상대로 홈에서 치르는 3연전이 사실상 KIA의 올 시즌 PS 운명을 결정 지을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