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아니잖아?”
‘그그컨’, ‘파궁사’로 불리는 크리스 폴은 지난 3일(한국시간) LA 클리퍼스로부터 방출당했다. 그는 현재 전력 외 인원으로 분류된 상태다.
로렌스 프랭크 클리퍼스 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폴과 결별하며 그는 더 이상 팀과 함께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의 향후 커리어에 대해 함께 논의할 것이다. 폴은 클리퍼스의 전설이며 역사적인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우리의 부진에 대해 그를 탓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현재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그리고 클리퍼스는 폴이 남긴 영향에 감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이 ‘라스트 댄스’라고 밝힌 폴에게 끔찍한 소식이었다. 이후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ESPN’은 “소식통에 의하면 폴의 리더십 스타일은 (터런)루 감독, 그리고 클리퍼스와 충돌했다. 폴은 클리퍼스의 경영진, 코치, 선수들에게 강한 책임감을 요구했고 클리퍼스는 이러한 방식이 팀에 혼란을 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프랭크는 ‘ESPN’을 통해 “이 결정은 특정 사건, 특정 미팅 때문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건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 그냥 ‘맞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와 폴, 폴과 클리퍼스 사이에는 아주 오랜 역사가 있다. 그렇기에 대화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고 클리퍼스에 큰 의미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대화가 5분 만에 끝날 수는 없다. 폴과 나는 현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을 놓고 대화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NBA 인사이더 크리스 헤인스는 최근 폴이 제프 밴 건디 코치와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폴이 코치진이 지시한 전술을 마음대로 바꾸면서 선수들에게 혼란을 줬다고 밝힌 것이다.
헤인스에 의하면 폴은 지난 댈러스 매버릭스전에서 카와이 레너드가 클레이 탐슨 수비를 어려워했고 출전 제한 시간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스위치 디펜스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레너드가 탐슨을 놓치는 순간 도와줄 준비를 하라고 말이다.
그러나 밴 건디 코치 포함 클리퍼스 코치진은 스위치 디펜스가 아닌 레너드의 탐슨 대인 방어를 원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서로 반대되는 지시가 나오면서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했다는 것. 폴이 NBA에서 가장 존중받는 베테랑인 만큼 선수들도 그의 이야기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터. 결국 클리퍼스가 내부적으로 엉망이었던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말았다.
폴은 현재 LA 레이커스 이적설이 있는 상황이다. 그의 가족이 LA에 있고 그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고 싶지 않기에 레이커스 이적설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실 그는 올 여름 클리퍼스와 계약을 맺기 전 레이커스 이적설이 있었다.
이때 ‘클러치포인트’는 폴의 절친 르브론 ‘킹’ 제임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현재 상황에 대해 폴과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말이다.
제임스는 대단히 단호했다. 그는 절친 사이인 폴을 감싸 안거나 보호하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모르는 척했다.
제임스는 “아직 폴과 그 부분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며 “내가 언급할 일이 아니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러 가설이 나오고 있다. 제임스가 폴의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답을 하지 않은 건 결국 레이커스 이적을 위해 클리퍼스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는 해석이다. 아니면 제임스의 직설적인 답일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결국 제임스는 폴에 대해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나중에 드러날 큰 그림을 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만약 폴이 제임스와 함께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도전한다면 그것 역시 낭만 있는 일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