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왔다. 시즌 베스트 점수가 나온 것은 기쁘지만 사실 점수만 따지면 조금 아쉬움이 있다.”
개인 세 번째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시즌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경기 후 차준환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차준환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 등 총 92.72점을 받았다.
이로써 차준환은 6위에 위치하며 24명이 겨루는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1위는 108.16점을 받은 ‘쿼드킹’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차지했으며, 각각 103.07점, 102.55점을 써낸 가기야마 유마(일본), 아당 샤오잉파(프랑스)가 뒤를 이었다.
차준환과 3위 샤오잉파의 점수 차는 9.83점으로 작지 않지만, 역전 메달 획득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메달이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은 14일 펼쳐진다.
이날 차준환은 또한 시즌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쇼트프로그램 최고점(101.33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11월 NHK 트로피에서 받았던 이번 시즌 최고점(91.60점)을 넘어섰다. .
이탈리아 음악가 에치오 보소가 2013년 발표한 ‘당신의 검은 눈동자에 내리는 비’를 배경 음악으로 쇼트프로그램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비롯해 팀 이벤트 때 실수했던 트리플 악셀까지 안전하게 소화하며 무결점 연기를 뽐냈다.
경기 후 차준환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점수 확인 후 아쉬움에 웃음기가 살짝 가셨다.
차준환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 순간만큼은 한 점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왔다”며 “시즌 베스트 점수가 나온 것은 기쁘지만 사실 점수만 따지면 조금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떨칠 수 있을 만큼 경기하는 순간에는 모든 진심을 다 보이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마치는 순간 너무 기뻤다. 이번 시즌 부상과 부츠 등의 문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 기뻤다”면서 “시즌 베스트라 좋지만, 그동안 제가 받아왔던 점수와 비교하면 예상보다 좀 떨어지게 나왔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고 나와 아쉬움은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펼쳐진 단체전에서는 실수를 범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단체전 때는 컨디션이 조금 떨어졌을 뿐이었다. 그 뒤로 이틀 정도 휴식도 취하고 훈련도 재개하며 컨디션이 올라왔다”면서 “올림픽은 현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얼음의 상태를 느끼면서 여유롭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운동 선수로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도 중요하다”며 “선수라면 당연히 메달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지만, 올림픽의 순간을 즐기다 보면 그에 따른 성취도 따라올 것 같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차준환은 “피겨는 완벽을 추구하는 스포츠지만 완벽을 완성하는 건 어렵다”면서 “올림픽 현장에서 경험하고 배우며 그동안 쏟은 노력의 성취감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자랑스럽다 생각한다.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현겸은 TES 37.92점, PCS 32.39점, 감점 1점으로 합계 69.30점을 기록, 26위에 머물면서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