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무(33·광주 FC)에게 지난해는 축구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한 해다.
신창무는 2014시즌 대구 F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상주 상무(김천상무의 전신), 대구, 강원 FC를 거쳐 2023시즌부터 광주에서 활약 중이다.
신창무가 프로 생활을 하며 K리그1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게 지난해다. 신창무는 지난 시즌 K리그1 23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신창무가 K리그1에서 최다 출전, 최다 골, 최다 도움을 기록한 한 해다.
신창무는 광주 공식 서포터스 ‘빛고을’이 선정한 2025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런 신창무에게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광주가 역사를 썼던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서였다. 신창무는 본래 사우디로 향해 알 힐랄과의 일전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창무는 사우디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MK스포츠’가 신창무와 나눈 이야기다.
Q. ‘빛고을’이 선정한 2025시즌 MVP로 뽑힌 걸 축하한다.
감사하다. 우리가 경상남도 남해 전지훈련 중 팬과 함께한 시간이 있었다. 팬들이 상패와 꽃다발까지 전달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특히, 트로피가 평범한 트로피가 아니다. 팬들이 직접 모금해서 만들어 주신 세상에 하나뿐인 트로피다. 팬들이 뽑아주신 MVP 아닌가. 마음이 더 뜨거워졌던 것 같다. 팬들이 올 시즌엔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Q. 신창무의 축구 인생에서 지난 시즌은 특별한 한 해 아니었나.
맞다.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한 해다. 선수로서 가장 큰 발전을 이룬 것 같다. 개인적으론 가정에도 좋은 일이 많았다(웃음). 지난해가 광주 3년 차였다. 팬들에게 많은 경기에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뜻깊었던 것 같다.
Q. 지난해 준비 과정에서 이전과 달랐던 게 있었나.
광주에 와서 첫해와 두 번째 해엔 동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시즌에 돌입하면, 나는 그때야 몸을 만들기 시작했었다. 남들을 계속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다. 작년엔 앞선 두 해와 다르게 동계 훈련부터 몸을 착실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지난 시즌 시작이 좋았던 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진 것 같다.
Q. 지난해 아빠가 되지 않았나.
아빠가 처음이다 보니 쉽진 않았다. 아빠와 축구선수 사이에서 어디에다가 밸런스를 둬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답을 찾았다. 안정감이 생기면서 축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아내가 많이 희생했다. 고생을 많이 했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Q. 안정화가 시작된 계기가 있었나.
우리가 지난해 사우디로 가지 않았나. 그때 나만 못 갔다(웃음). 알 힐랄과 붙기 전 경기였을 거다. 그 경기 뛰고 이정효 감독께 엄청나게 혼났다. 그때 마음도 좀 다쳤던 것 같다. 비행기 타기 직전 ‘못 간다’는 얘길 들었다. 원래 사우디로 함께 갈 예정이었다. 그 시간이 터닝 포인트였다. 한발 물러나서 묵묵히 땀 흘리고 있는 선수들과 훈련했다. 마음이 편해지더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확실하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Q. 이정효 감독에게 기회를 꾸준히 받지 않았나.
팀이 사우디를 다녀온 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이정효 감독께서 더 좋은 기회를 주려고 했던 것 같다. 나도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감정은 싹 뺐다. 오직 프로축구 선수로서 필요한 것만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경기력이 올라왔다.
Q. 사우디에 못 가게 된 건 이정효 감독의 결정이었나. 크게 혼난 이유는 무엇이었나.
그렇다. 이정효 감독께서 결정했던 일이다. 그 전 경기에서 많이 혼났다. 감독님이 내게 기대한 게 있었는데 그걸 충족하지 못했다. 목표에 도달하려고 할 때마다 미끄러진 것 같다. 고비를 못 넘은 거다. 이정효 감독께서 많이 답답해하셨다. 이정효 감독님이 달콤한 말은 잘 안 하시는 편이다. 강하게 말씀하시니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나를 돌아본 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Q. 이정효 감독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수원 삼성으로 향했다.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
모두가 예상했다. 이정효 감독님은 더 좋은 곳으로 갈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셨다. 내 솔직한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이정효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하면서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정효 감독님이 제시한 답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었는데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니 아쉬웠다.
Q. 이정효 감독과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나.
따로 특별하게 나눈 얘기는 없다. 마음으로 이정효 감독께서 뜻한 바를 이뤄 나가길 기원했다. 예상은 누구나 하지 않았나. 루머가 끊이질 않았었다. 종종 이정효 감독님의 영상이 올라오는 걸 본다. 수원에서도 이정효 감독님답게 해 나가고 계신 것 같다. 이정효 감독님에게 축구를 배웠다는 건 큰 자산인 것 같다. 감사하다.
Q. 이정규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동계 훈련을 함께해 보니 어떤가.
광주 축구가 이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껏 쌓아온 유산을 지키면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이정규 감독님은 이정효 감독님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자기만의 축구 철학이 확고한 분이다. 차이가 있다.
Q. 예를 들어줄 수 있나.
이정규 감독님이나 이정효 감독님이나 수비 시엔 공격적인 수비를 원한다. 다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많은 게 다르다. 올해 광주 축구를 보면 아실 거다. 조금 더 날 것에 가까운 좀 더 역동적인 축구를 보실 수 있을 거다.
Q. 신창무의 동기부여는 무엇인가.
가족과 나의 팀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아들이 커서 아빠가 축구 선수였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때까지 팀의 주축으로 남아 있고 싶다. 팀에선 베테랑이다. 경기 출전과 관계없이 동료들이 의지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아들이 아빠처럼 축구 선수가 되길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지. 내가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축구한다’고 했다. 부모님에게 엄청난 지지와 지원을 받았다. 부모님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내가 받았던 지지와 지원을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
Q. 축구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 축구의 매력은 무엇인가.
축구는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잡을 수 있는 스포츠다. 앞을 내다볼 수 없어서 드라마라고 하지 않나.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 앞에서 뛴다는 것도 큰 축복이다. 팬들의 응원을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무리 힘들어도 더 뛰게 된다. 나이가 드니까 경기장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더 감사한 듯하다. 요즘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지도 많이 고민한다.
Q. 올 시즌 광주는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나.
K리그1 파이널 A 진입이 1차 목표다. 지난해 제일 아쉬운 게 코리아컵 준우승이다. 결승 무대를 밟았는데 웃지 못했다. 올해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싶다. 광주 모든 구성원이 팬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쉽지 않은 상태로 새 시즌에 돌입한다. 그걸 알기에 더 열심히 땀 흘렸다. 우린 버티는 팀에 만족하지 않는다. 한 발이라도 치고 나가려고 한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
[남해=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