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가 준비한 과정을 되새겨보면 (지금 상황이) 억울하고 분하다. 끝까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자고 말했다.”
운명의 호주전을 앞둔 사령탑이 출사표를 던졌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데이브 닐슨 감독의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체코를 11-4로 대파했지만, 일본에 6-8로 분패한 데 이어 대만에도 연장 접전 끝 4-5로 무릎을 꿇은 까닭이다.
그렇게 1승 2패를 기록 중인 대표팀이 2라운드(8강)에 나서기 위한 경우의 수 조건은 너무도 까다롭다. 무조건 호주를 꺾어야 하는 것은 물론,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 승전보를 적어내야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며 2라운드가 진행되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할 수 있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은 이날 호주를 상대로 최상의 결과를 일궈내 기적의 8강행을 달성하고자 한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경기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며 “오늘 (투구 수 제한) 규정상 뛸 수 없는 투수 4명을 제외하고 전원 준비한다. 최소 실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투수들을 먼저 내보낼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늘 경기장에 오기 전 선수단 미팅을 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하다”며 “선수들에게 ‘너무 (조건에) 얽매여서 쫓기고 급한 마음으로 하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우리에게 대략 3시간이라는 기회가 있고, 그 안에서 자기 역할을 각자 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WBC를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해 모든 야구계는 대표팀 선전을 위해 힘 썼다. 대표팀 또한 철저히 준비했으나,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류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가 준비한 과정을 되새겨보면 (지금 상황이) 억울하고 분하다”며 “끝까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자고 말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투수진은 이번 대회에서 흔들리고 있다. 세 경기에서 무려 8개의 홈런 및 17점을 허용했다.
류지현 감독은 “연습 때도 그렇고, 느낌상 타구가 더 멀리 간다”며 “호주 타자들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실투를 줄이기 위해 투수들에게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선택해서 자신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날 투수 손주영(LG 트윈스)과 더불어 김도영(KIA 타이거즈·3루수)-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좌익수)-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중견수)-안현민(KT위즈·우익수)-문보경(LG·지명타자)-노시환(한화 이글스·1루수)-김주원(NC 다이노스·유격수)-박동원(LG·포수)-신민재(LG·2루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김혜성(LA 다저스)과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김혜성은 대만전에서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위트컴은 체코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렸으나, 일본전, 대만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대신 대회 직전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노시환과 더불어 신민재가 각각 1루수, 2루수로 선발 출격한다. 이번 대회에서 두 선수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류 감독은 “김혜성이 대만전 연장 도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가락을 베이스에 부딪혔다. 그런 부분도 생각해 라인업에서 뺐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는 이에 맞서 트래비스 바자나(2루수)-커티스 미드(3루수)-애런 화이트필드(중견수)-알렉스 홀(지명타자)-제리드 데일(유격수)-로비 글렌디닝(좌익수)-릭슨 윈그로브(1루수)-로비 퍼킨스(포수)-팀 케넬리(우익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로는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라클란 웰스(LG)가 나선다. 웰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해 4경기(20이닝)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를 올린 좌완투수다. 올해에는 아시아쿼터 자격으로 LG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