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호랑이의 모습 보여주겠다” 1년 5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하는 이정영의 각오 [MK인터뷰]

1년 5개월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오는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30), 그는 다시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UFC 페더급 파이터 이정영은 오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메타 APEX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모이카노 vs 놀란’에서 줄리안 이로사와 언더카드 경기를 갖는다.

하루 전인 31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계체를 통과한 뒤 만난 이정영은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감량을 마쳤다. 잃어버린 자신감도 100%는 아니더라도 많이 회복했다. 이번 경기는 자신 있다”며 밝은 표정으로 각오를 전했다.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은 1년 5개월 만에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김재호 특파원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은 1년 5개월 만에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김재호 특파원
이정영 UFC 4번째 출전 계체 통과

표정은 밝았지만, 이 자리까지 돌아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2025년 5월 UFC315에서 다니엘 산토스를 상대로 판정패를 당했고, 지난 3월 열린 UFC 326에서 가스톤 볼라뇨스를 상대할 예정이었으나 계체를 포기하며 경기가 취소됐다. 이후 에디 차 코치와 결별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엄청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다시 극복하고 올라오는 데 있어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며 계체 실패 이후 시간을 돌아봤다. “정신적으로도 ‘UFC에서 잘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에 자신을 괴롭혔고, 낯선 미국에서 아는 사람도 없이 지내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계체를 통과하고 경기했다면, 상황이 더 나아졌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시간도 없었고, 몸도 망가져 있는 상태였기에 경기했다면 퍼포먼스가 안 나왔을 것이다. 차라리 그때 경기를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회복돼서 자신감이 더 찼을 때 경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정영은 RTU 시즌1에서 우승하며 UFC 무대를 밟았다. 사진=TKO
이정영은 RTU 시즌1에서 우승하며 UFC 무대를 밟았다. 사진=TKO

계체에 실패하기 전, 이미 그는 2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고 있었다. UFC 데뷔전에서 블레이크 빌더를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꺾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던 그는 하이더 아밀에게 1라운드 TKO 패배, 산토스에게 판정패를 당하며 흔들리고 있었던 것.

그는 “그만두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커리어가 이대로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하루하루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였다”는 것이 그의 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생각했지만, 마음을 바꿨다.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는 건 너무 패배자 같았다. 그래서 다시 라스베가스로 와서 해봐야겠다고 용기를 냈다”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UFC PI(Performance Institute)에서 전담 코치없이 친동생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종합격투기 선수가 코치 지도없이 혼자 경기를 준비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좋았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한국에서도 자율적으로 내가 찾아서 운동하는 스타일이었다. 한 군데 정해져서 하는 것보다 원해서 운동하고 그러다 보니 즐거움도 되찾았다. 잃어버린 나를 조금씩 되찾을 수 있었다”고 밝힌 그는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 이번 시합도 후회 없는 시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싸워볼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영은 UFC에서 2연패 이후 계체까지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사진=TKO
이정영은 UFC에서 2연패 이후 계체까지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사진=TKO

언제까지 혼자 할 수는 없는 일. 그는 이미 다음 계획을 준비했다. 이번 시합이 끝난 뒤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디에고 로페즈의 팀으로 이적할 예정이다. “이번 시합을 잘 치르면 나를 더 끌어올려 줄 수 있고 나와 맞는 사람들을 찾아 팀을 꾸릴 예정이다. 디에고 로페즈 팀과는 이야기는 다 해놨는데 아직 몸과 마음이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라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번 경기만 잘 치르면 몸도 마음도 회복될 것이기에 이후 합류해서 훈련해보고 내게 맞는 속도 대로 움직이며 맞는 색깔을 찾아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그랬고, 버린 시간이 너무 많은 거 같아 아깝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 그는 “이번 경기를 잘 치르면 내년부터는 선수 생활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일년에 최소 세 경기는 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상대 이로사는 종합격투기 44전 31승 13패 전적의 베테랑이다. 지난 2021년 6월 최승우와 대결해 1라운드 TKO 패배를 당한 전적이 있다. 이번 경기 이후 은퇴를 예고한 상태.

이로사와 이정영이 페이스 투 페이스를 하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 김재호 특파원
이로사와 이정영이 페이스 투 페이스를 하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 김재호 특파원

베테랑의 은퇴전 상대가 된 이정영은 “명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생각보다 신장이 많이 크지는 않더라. 많이 연구하며 강점과 약점을 분석했다. 약점을 잘 공략하겠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5분 3라운드 동안 치열하게 싸워볼 생각”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다시 옥타곤에 서는 이정영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고쳐야 할 것도 많다. 이번 경기에서 내가 우선 생각한 것은 하나였다. 원래 가지고 있던 성향, 원래 가지고 있던 싸우고자 하는 마음, 운동이 즐거웠던 마음, 그 마음을 찾는 것을 우선시했다. 부족한 점은 이번 경기 잘 치르고 나면 다음에 더 발전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먼저 잃어버린 나 자신을 되찾고, 다시 돌아온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시합 만큼은 정말 달라진 멘탈과 눈빛으로 한번 치열하게 싸워볼 생각이니까 한번 지켜봐 달라”는 말을 팬들에게 남겼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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